Q. 여행시 그냥 잠들기가 아쉬워요. 뭔가 따로 할 일이 없을까요?

  (최선영,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

  비싼 돈을 들여 여행을 갔는데 한국에서처럼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하고 자는 건 너무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는 오늘 하루 일정을 체크하거나, 찍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내일 일정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다음날 일정이 있는 지역은 더욱 꼼꼼히 체크해요.

가이드북에도 많은 정보가 있지만, 여행자들이 남겨놓은 생생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에 어떤 한 장면이 확실하게 그려져 요. 그 후에 실제로 만나는 풍경에 더욱 감탄하고요. 뛰어난 예술품을 실제로 만났을 때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경험, 즉 스탕달신드롬에 가까운 벅찬 감정을 느껴요. 인문학 서적, 교과서뿐만 아니라 타인이 남긴 경험이 그런 계기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렇게 하루의 여행을 마친 뒤에는 오늘의 여행을 정리합니다.

사진이나 영상에서는 당시의 감정까지 느끼기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휴대폰 메모장이나 좀 더 기록하고 싶은 게 많을 때는 노트 북을 켜서 오늘의 일기를 써 내려갑니다. 저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 이 함께 출장 간 사진기자도 매일 자기 전 메모장을 켜고 오늘 있었던 일을 쓰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휴대폰으로 정보를 찾거나 기록을 하는 일 외 제가 진짜 좋아하는 건 정해진 일정 밖에서 새로운 장면들을 보는 것입니다.

만일 공식 일정은 오후 8시에 종료이지만 출장이든 개인 여행이든 늘 이 이후에 진짜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가령 유럽의 어느 지역에서 현지인을 사귀어 밤에 자전거를 함께 탄다거나, 우연히 찾아간 음식점에서 옆 테이블 중년 아저씨들과 손짓 발짓으로 대화를 이어나간 일. 늘 의외의 순간에 찾아오는 즐거움이 오래 남는 법이죠. 이 모든 순간도 함께 기록해두어 일 상 중간 꺼내보고 싶은 추억의 한 페이지를 완성하시길 바랍니다.

 

Q. 동남아 갔다가 베드버그 때문에 애를 먹었어요. 뭔 대책이 없을까요?

(차연희, 전북 남원시 남원읍)

 

아, 저도 그 고통 알아요! 우리 같은 기자들은 매달 출장 때마다 새로운 숙소에서 자는데 좋은 호텔은 괜찮지만 저렴한 숙소에서 잘 때는 침구의 베드버그 때문에 잠을 설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요. 먼저, 다양한 벌레 퇴치제는 기본적으로 준비를 해 갖고 가는 게 좋겠죠? 만약 덥고 습한 나라로 소박한 여행을 떠난다면 숙소는 대부분 호스텔이나 백팩커스를 선택하시겠죠?

이런 상황에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 침낭입니다. 해외에서 벌레를 만날 수는 있지만 실제로 그에 물려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이 베드버그이기 때문이에요. 베드버그는 여럿이 쓰는 침대에 서식하는 빈대의 종류입니다. 최근에는 자유여행자가 많아지면서 저렴한 숙소에 여행객들이 많아 매일 같이 이불을 세탁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고로 여행자는 자신만의 이불인 침낭을 챙겨가는 것도 방법이에요. 그런데 사실 아무리 조심해도, 아무리 깨끗한 나라에 가도 물릴 사람은 물리더군요. 혹시나 베드버그에 물린 것 같다면 즉시 현지의 약국에 가서 가려움을 호전시키는 약을 바르셔야 합니다. 그리고 쨍쨍한 햇볕 밑에 그날 덮고 잤던 이불과 입었던 잠옷, 기타 소지품들을 2시간 이상 노출시키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

그러면 살균이 됩니다. 이외의 벌레에 관한 예방법이라면 되도록 긴 팔과 긴 바지를 입고, 여행을 할 때마다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돕는 약을 몸에 바르거나 물린 후에 바르는 약 등을 챙겨 가시면 충분합니다.

Q.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아름다운 남태평양 휴양지가 있나요?

(강선영, 경기도 동두천시 동두천로)

솔로몬군도 남쪽에 있는 바누아투를 추천드려요. 원래 제임스 쿡 선장이 명명한 뉴헤브리디즈New Hebrides라고 불리다가 1980년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독립하면서 국명을 바누아투Vanuatu로 바꾸었지요. 바누아투가 ‘우리의 땅’이라는 뜻으로 세계 열강으로부터 벗어난 바누아투 국민들의 열망이 담겨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사람들은 스스로를 말할 때 니바누아투NI-Vanuatu(바누아투의 국민)라고 부를 정도로 자부심이 강하지요. 바누아투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80여 개의 섬들 가운데 수도인 포트빌라Port Vila가 있는 에파테Efate 섬(가장 평지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북쪽의 산토Santo 섬과 남쪽의 탄나Tanna섬이 대표적인 곳입니다.

호주와 FIJI 사이에 있으며 뉴칼레도니아가 인접해 있다는 것만 알면 대충 위치 파악이 가능하겠죠? FIJI, 뉴칼레도니아, 솔로몬군도, 파푸아뉴기니와 함께 멜라네시아에 속하지요. 면적은 1만 2190평방미터로 대한민국의 1/15으로 멜라네시아인이 90%를 차지하고 중국인, 폴리네시아인, 유럽인이 살고 있습니다.

천연 산림자원과 어족자원이 풍부하며 커피, 코코아 생산 및 관광이 주요 산업이지요. 탄나 섬에는 무시무시한 용암덩어리를 하늘로 날리는 활화산이 있는데 그 주변이 마치 낯선 외계의 행성 같은 곳이에요. 이외에도 바다가 때묻지 않아 최고의 스노쿨링,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