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ito Moreno Glaciar 뻬리또 모레노 글라시아르

빙하의 푸른 전설, 페리토 모레노 빙하

태평양의 습한 공기가 안데스 산맥을 넘으면서 쏟아낸 습기는 눈으로 내려 수 만 년 간 녹지 않고 쌓이면서 얼음 덩어리가 되어 빙하의 절경을 만들었다. 장엄하고 압도적이고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대표적인 빙하, 바로 페리토 모레노 빙하다.

에디팅 전준호 기자 글과 사진 안민호 롯데관광 크루즈사업본부장

거의 2주일 만에 바다 위 파도에 흔들리는 크루즈 선실이 아닌 육지 호텔에서 아주 편안하게 충분한 수면을 취했다. 아침식사를 마친 뒤 서둘러 호텔을 출발하여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자랑할 수 있는 페리토 모래노 빙하로 향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칼라파테 시내를 벗어나 모레노 빙하로 가는 도중 어제 저녁 가오초 농장주의 농장인근에서 호텔로 오는 길에 날이 어두워 제대로 보지 못했던 광활한 습지에 서식하는 홍학 무리와 철새 떼를 잠시 하차하여 관망했다. 일행을 태운 미니버스는 다시 창가 양옆으로 펼쳐지는 드넓은 초지를 달려서 드디어 세계 최고의 절경 중의 명소인 페리토 모레노 빙하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가 지금은 기후 온난화로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총길이 35킬로미터, 앞에서 보는 길이 14킬로미터, 높이 50~100미터, 폭이 약 5킬로미터가 된단다. 모레노는 남부 파타고니아 지방을 탐험한 최초의 아르헨티나인 탐험가, 모레노Moreno의 이름에서 명명 되었다. 안데스 산맥 정상을 눈으로 뒤덮은 만년설과 빙하 그리고 호수와 숲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페리토 모레노 국립공원은 198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안데스 산맥이 만든 장엄한 빙하

무려 300~400년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어마어마한 빙하와 아름다운 호수 그리고 거대한 산은 안데스 산맥에서 불어온 바람과 비와 눈이 장엄한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만들었다. 빙하를 보기위해 오르는 길은 몸이 불편한 관광객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도록 편안하게 엘리베이터 시설과 전망대Mirador(미라도르) 등 정비가 아주 잘 되어 있었다. 

엄청난 규모의 빙하 장관을 감상하며 열심히 카메라에 아름다운 장관을 영상으로 담고 있는데, 그때 “쿠구궁!”하는 대포 소리 같은 굉음을 내면서 거대한 빙하가 바닷물로 무너져 내린다. 모두가 보기 힘든 장엄한 광경을 보면서 연신 탄성을 절로 지른다. 모레노 빙하의 풍경은 가히 압도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빙하

사실 예전에 필자는 수십 차례의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이나 남미의 칠레 피요르드 또는 북극 크루즈 여행에서도 그저 크루즈 선상이 아니면 수 백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먼눈으로 빙하와 빙산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 5월호에서 얘기 했듯이 이번 남극대륙 탐험 크루즈 여행을 통해 텐더보트를 이용하여 직접 빙산이나 빙하 덩어리를 바로 옆에까지 다가가서 보고 또 만져도 볼 수 있었고, 헬리콥터나 경비행기로 직접 빙하위에 상륙하여 트래킹이나 개썰매 등도 타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잘 만들어진 나무 데크 위에서 편안하게 눈으로 직접 보기는 생전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작은 크루즈선을 타고 빙하 가까이에서 감상

오전에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충분히 감상한 후, 국립공원 내에 있는 빙하가 곧바로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서 앙증맞은 작은 1인용 냄비에 담긴 쇠고기 슈트로 점심식사를 했다. 오후에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작은 크루즈선을 타고 빙하 가까이 접근하여 감상했는데, 다가가보니 수백 년 동안 쌓여 퇴적된 빙하의 빛깔은 신비한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크루즈선을 타고 빙하를 바라보는 것은 전망대위에서 빙하를 내려다보는 것과는 사뭇 다르게 바다에서 빙하를 올려다보니 어머 어마한 크기의 빙하가 우리를 덮칠 것 같은 공포감을 주는 것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굉장하고 웅장해 보였다.

보기 힘든 장관을 자주 볼 수 있는 모레노 빙하 

빙하관광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알래스카 여행에서나 또는 아이슬랜드와 노르웨이나 북극 크루즈 여행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무래도 대포 소리처럼 엄청난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리는 크고 작은 빙하 덩어리 장관일 것이다. 이러한 바닷물 속으로 떨어지는 빙하 덩어리는 알래스카 여행에서는 정말 행운이 따라야 한두 번 경험할 수 있다. 

그런데 이곳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수 백 킬로미터 산 정상 에서 시작하여 계속해서, 마치 시냇물처럼 이곳 전망대쪽으로 빙하가 흘러내려도 전망대 바로 앞에 흘러내리는 빙하를 막고 있는 작은 산언덕 때문에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래서 위로부터 밀려 내려오는 빙하의 엄청난 압력으로 결국은 빙하 덩어리가 무너져 내려야 하니까 이곳에서는 언제나 여러 차례 빙하가 무너지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