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a Trang

나트랑 없는 나트랑에서 건진 완벽한 휴식

한창 여행에 빠져있을 때는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이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생각했었다.여행의 의미를 조금은 깨닫게 됐을 때 ‘쉼’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고 세상 어느 아름다운 것을 볼 지라도 잠자리가 편해야 더 멋진 여행이 가능함을 알게 됐다. 나트랑에 와서 나트랑 없는 완벽한 휴식을 취했으니 아마노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글 여병구 편집장 사진 이홍기 작가 취재협조 드림아일랜드 02-566-3612, 비엣젯

Intro
잠시 나트랑에서 나트랑을 잊다

솔직히 같은 곳을 여러 번 간다는 것은, 그것도 일로 간다면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이번 취재까지 5번째 오는 나트랑Nha Trang은 피곤할 때마다 찾게 되는 안식처의 느낌이다.  나트랑을 방문한 여행자는 대부분 거의 모두가 즐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니 어쩌면 나트랑에 온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보트투어'를 중심으로 머드팩과 온천을 즐기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탑바온천', '뽀나가 참탑', '롱선사', '냐짱성당', '바오다이 별장'. 7km로 길게 뻗은 해안도로를 눈부시도록 물들이는 일몰과 어느 카페로 들어가도 그 깊고 깊은 맛에 누구든 흠뻑 빠지게 되는 커피,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어 처음 온 사람이라도 금세 친숙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스쿠터를 빌려 나트랑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것도 특별한 재미였고 특히 현지인들만 가는 숯불구이전문점도 핫스팟이다. 현지인들만 갈 정도로 좀 구석에 있기 때문에 택시기사에게 ‘락깐LAC-CANN’이라는 상호를 보여주면 친절히 안내 받을 수 있다. 이곳은 1층과 2층짜리 건물로 현지인들에게는 최고의 외식 장소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깨끗한 숯불구이 전문점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와 해산물을 구워 먹을 수 있고 현지 분위기를 체험하기에 그만이다. (단, 물수건도 돈을 받으니 미리 준비해 가고 볶음밥 보다는 바게트 모양의 빵을 주문하자. 그리고 연기가 상당하므로 실내 보다는 야외 테이블에 앉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 듯.)
해변에 펼쳐진 포장마차에서 각종 로컬 푸드를 먹은 후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바다를 산책하는 것이 나트랑의 매력 중 하나다. 나트랑을 즐기기 위해서는 스쿠터를 타야 한다. 스쿠터에 자신이 없다면 매우 저렴한 가격의 스쿠터 투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헬멧 등 기본 안전장비는 꼭 착용하도록 하자.

한국에서야 자동차가 우선인지라 오토바이나 스쿠터는 정말 위험천만이지만 베트남은 자동차보다는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안전수칙만 잘 지킨다면 그리 위험하지 않다. 처음에는 가볍게 나트랑의 젊은 청춘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혼잡하고 무질서한 듯하지만 막상 그들과 함께 달리다 보니 그 들만의 룰이 있고 그 룰 속에서 나름의 흥겨운 낭만이 있음을 절로 느낄 수 있었다.

나트랑 해변의 바다 내음을 맡으며 시원하게 뻗어 있는 해변도로를 달린다. 이제는 세 번째 경험이니 다소 여유를 갖고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달리니 나트랑의 해변이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지만 나트랑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해변 도로 끝까지 달리다 보니 가로등이 없는 도로 끝까지 도달했다. 간판을 보니 다낭으로 가는 길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으니 앞으로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가로등이 없는 도로를 달리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을 터 이럴 때는 포기하는 것이 좋다. 잠시 쉬어 하늘을 보니 촘촘히 박혀 있는 별들이 너무도 아름답다. 서울에서는 잊고 산 지 오래인 별들을 이리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가슴이 벅차 오를 정도다.

스쿠터와 함께라면 나트랑에서의 즐거움은 수십 배가 된다. 하지만 안전운전은 당연한 본인의 몫이라는 점은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길거리 마다 놓여 있는 음료수 병에 든 스쿠터 밥(?)도 너무 귀엽다. 주유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기름이 떨어져 낭패일 때 그 보다 고마운 존재는 없을 듯. 나트랑의 해변도로는 지금도 젊은 청춘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꿈과 사랑과 추억을 만들어 가며 달리고 있을 것이다.

그곳에 잠시 함께 했던 추억을 주섬주섬 챙기며 돌아와야 하는 길은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또 다시 가야 할 이유와 목적이 생겼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나트랑이 처음이라면 다음과 같이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트랑을 방문하면 이 모든 것을 놓치지 말고 즐겨야 함에도 이번에는 모두 포기하는 모험을 선택했고 결과부터 말하면 최고의 선택이었다.

Amanoi Time
Definite Choice, Amanoi, Vinh Hy Luxury Resort in Nha Trang
5번째 방문하는 나트랑이지만 햇수로 5년만이 돼 버렸다.나트랑 캄란 국제공항Cam Ranh International Airport은 신공항을 건설해 예전 공항과는 달리 세련미를 자랑하고 있었다.공항에 도착하니 아마노이에서 나온 스태프가 친절하게 맞이해준다. 예전 같으면 북쪽의 해안도로를 따라 시내로 진입했겠지만 아마노이 리조트는 남쪽의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차를 타고 1시간여를 달리기 시작했다.

리조트가 위치한 곳이 자연보호 지역인 누이 추아Nui Chua 국립공원에 위치하고 있다니 얼마나 외진 곳에 있는 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외진 곳이라니 예전 같으면 리조트가 한적한 곳에 있으면 기피 대상 1호 였을테지만 여긴 아마노이이기 때문에 아마노이라서 무조건 의심하지 않아야 한다고 동행한 관계자는 미소를 짓는다.

어차피 초행길은 즐거운 법이니 1시간 여를 달리는 동안 나트랑의 남쪽 풍경을 구경하다 보니 아기자기한 포구와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도로에 터줏대감인 듯한 소떼들이 유유자적 지나다닌다. 여기서부터 아마노이의 시간이란다. 괜히 시간 들여 나트랑 시내로 갈 필요가 없다니 기대감도 커진다. 빈히 베이Vinh Hy Bay를 품고 있는 누이 추아 국립공원이 아마노이 그 자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빈히베이를 둘러싸고 있는 신비로움 그 자체인 자연 속에 듬성듬성 보이는 객실들이 보인다. 객실의 간격은 충분히 서로의 프라이빗을 존중할 수 있을 만큼 떨어져 있다. 자연을 훼손한 것이 아닌 공존 그 자체였다.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라는 뜻의 아만Aman과 장소라는 뜻의 노이Noi가 합쳐 아마노이로 불리는데 평화로운 장소를 뜻이란다.이제 나는 평화로운 장소로 들어섰다.
Amanoi-Specific Class
아마노이메인 게이트로 들어서니 길게 뻗은 계단에 전담 버틀러Butler가 마중 나와 반갑게 웃고 있었다. 버틀러는 객실마다 한 명씩 배정되어 리조트에서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게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비서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국립공원의 자연 속에 파빌리온이라 불리는 객실과 시설이 산재해 있으니 이동할 때는 버틀러와 함께 전동 카트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버틀러와 이동하면서 시설 이용 방법 및 소개를 듣다 보니 어느 새 객실에 도착했다.

내가 무엇을 물어볼 기회조차 주지 않을 만큼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며 내 집 같은 안락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버틀러의 역할인가 보다. 짐을 풀고 식사를 위해 로비에 위치한 센트럴 파빌리온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이곳이 아마노이의 매력이 무엇인 지 한번에 느끼게 해준다. 레스토랑은 테라스로 연결되어 빈히 베이와 국립공원의 숲이 한 눈에 들어온다. 높은 산속의 그 위의 구름 위에 앉아있는 느낌을 준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베트남 빈히베이에 자리잡은 프라이빗 빌라인 아마노이 리조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국분들에게 잘 알려진 여행지인 베트남에 첫 번째로 오픈한 리조트로 나트랑 깜란 국제공항을 통해 여행을 편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베트남답지 않은 화이트 샌드비치와 국립공원 및 해양 생태계 보호구역으로 둘러 쌓인 넓은 휴식공간으로 산과 프라이빗 비치를 조화롭게 보유하고 있는 고급 리조트입니다.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걷거나 산호초 사이에서 스노클링을 하실 수 있고, 아마노이의 프라이빗 비치 피크닉을 경험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친 이후에는 분위기 있는 스파나 각 객실에 있는 인피니티 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을 경험하고 싶으나 남들과 다른 서비스와 리조트를 원하신다면 바로 제대로 오신 것입니다.”

프라이빗 럭셔리 파빌리온, 빌라,레지던스

버틀러의 차분한 설명을 듣다 보니 아마노이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객실을 파빌리온이라 부르는데 이는 자연과 함께 하는 정원 건축 스타일이기 때문이라 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의 집으로 돌아와 천천히 돌아보았다.중앙에 소파와 테이블이 있고 한쪽에는 적당히 푹신해 느낌이 좋은 퀸사이즈 침대와 긴 대형 창문을 마주하고 있는 책상이 놓여 있어 가져온 노트북을 꺼내 놓았다.이곳이라면 베스트셀러 작가라도 될 듯한 착각이 들었다.

특히 침대는 잠만 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랍의 부호들이 이용한다는 덕시아나 매트리스가 주는 안락함은 구름 위에서 자는 듯하다. 옷장에는 여행객을 위한 가운과 고급스러운 숄더백(무료제공, 실제로 리조트에서 5만원에 판매 중), 패도라(무료 제공), 슬리퍼, 어댑터 등 여행자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보니 이런 소품 하나에도 정성을 가득 담은 품격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냥 객실에서 하루 24시간 있어도 좋겠다고 하면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사실이다. 침대에서조차 내려오기 싫었다.
Info

아마노이의 객실은 파빌리온과 빌라로 나뉜다. 각기 빈히 만이 보이는 오션뷰와 국립공원이 보이는 마운틴뷰를 선택할 수 있다. (파빌리온의 경우 호수 전망도 선택 가능) 특히 10인 이상의 대형 가족이 머물러도 부족함이 없을 레지던스도 있는데 별도의 객실과 별도 공간의 응접실 그리고 전용 프라이빗 풀장도 갖추고 있다.

아마노이만의 고메
아마노이에는 레스토랑이 단 두 곳만 있다. 메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로비에 있는 메인 레스토랑Restaurant and Terrance와 비치클럽Beachclub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여느 리조트처럼 조식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두 곳의 레스토랑에서 직접 식사를 해야 한다. 객실 단가가 매우 높은 곳이기에 그에 비례해 레스토랑을 즐겨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비치클럽의 경우 수영장이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식사를 하다가 수영도 할 수 있고 식사 후에 바로 앞에 있는 비치에서 해양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사전 예약 필요) 세계 최고 수준의 세프들이 만드는 요리 맛은 어느 것 하나 떨어지는 것이 없다.
 

일출보기
아마노이의 정식 프로그램은 아니다. 뭐 특별히 만들 필요는 없지만 빈히Vĩnh Hy베이의 멋진 일출이 무척 궁금했다. 이곳에서 안 되는 것이 없다, 버틀러에게 요청을 하니 일출 시간에 맞춰 데리러 오겠단다. 아직 어둠이 깔린 새벽 5시쯤 눈을 뜨고 준비를 하니 6시에 일출포인트가 있는 야외 인피니티 풀장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먼저 온 외국인은 이미 풀장에 몸을 반쯤 담그고 삼각대를 꼭 안고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서서히 이글거리며 붉은 해가 수평선 너머로 오르기 시작했다. 어두웠던 주변이 붉게 물들어 갔고 내 얼굴도 물들어 갔고 사방이 모두 붉은색으로 달아올랐다. 일출 포인트마저도 아마노이의 품격만큼이나 멋 들어졌다.
Amanoi Enjoy Program
아마노이 리조트에 오면 오롯이 아마노이의 시간이 시작된다고 앞서 말했듯이 리조트 안에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리조트에만 있기 심심하다면 남중국해의 바다와 국립공원의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카누, 카약, 서핑, 범선항해 등 빈히베이를 누비며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스노클링으로 환상적인 바닷속도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멋진 테니스 장도 2곳이나 있어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니드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나트랑 시내와는 다소 떨어져 있어 시내투어가 좀 힘들지만, 반면에 기막힌 대자연의 한복판에서 즐길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시간이 천천히 여유롭게 흐른다. 아마노이에서는 아마노이만의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된다.
▶트레킹 Rock Park Trek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트레킹을 선택했기에 아직 어두컴컴한 새벽 6시에 눈을 떠 나갈 채비를 했다. 미팅 시간인 오전 7시가 되자 어김없이 버틀러가 마중을 나온다.그가 준비한 리무진 버스를 타고 트레킹 장소로 향했다. 트레킹을 도와주는 전문 가이드가 나와 간단한 장비를 챙겨준다. 트레킹 코스는 리조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누이추아 국립공원의 ‘Rock Park’에서 시작한다. 약 3시간 정도 소요되는 트레킹을 떠나니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마치 사막에서 발견한 듯한 커다란 선인장 나무, 바닥에 나뒹구는 고목, 수없이 다양한 크기의 바위들이 코스 양 옆으로 펼쳐진다. 어떤 코스는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무성한 풀숲이고 바위투성이지만 가이드가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지치거나 갈증을 느끼는 것 같으면 어느 새 다가와 간식거리와 시원한 물을 건네는 센스가 무척 고마웠다. 대부분의 길은 편안하게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로 목적지가 가까워지면서 더욱 많은 바위들이 보인다. 산중턱과 바닥, 해안 절벽, 그 바로 아래 해안가 할 것 없이 기암괴석들이 가득한 것을 보니 왜 이곳을 ‘Rock Park'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다. 잔디 위를 따라 절벽에 이르면 바다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에 지친 몸이 금세 활력을 되찾는다 .

이 트레킹 코스에서는 1,5000여 종의 희귀식물과 16여 종의 새, 그리고 60여 종의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는데 뜨거운 햇볕에 지친 몸을 이끄느라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간만에 제대로 트레킹을 즐기니 무척 개운함을 느낀다.대 자연과 함께 하는 트레킹 코스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Info

아마노이는 다양한 식물과 동물들의 서식지인 누이추아 국립공원의 29,000헥타르에서 하이킹 또는 트레킹 코스를 진행한다. 개인의 흥미와 건강 수준에 맞춰 코스를 정하고 아마노이의 전문 트레커와 함께 누이추아 국립공원의 야생을 즐길 수 있다. 트레킹 외에도 다양한 어드벤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아마노이의 주위에 펼쳐진 산과 바다 그리고 베트남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아마노이의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된다. 홈페이지를 통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확인 후, 별도 요청해야 한다.

▶로컬 하우스에서 즐기는 디너

아마노이의 문화체험 프로그램 중 외부로 북적거리는 마을로 가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베트남에서 현지인이 살고 있는 집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않기 때문에 아마노이에서 현지인이 살고 있는 집에서 식사를 하며 현지의 마을을 구경하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출발시간이 되니 숙소로 버틀러가 태우러 온다. 미니버스를 타고 저녁식사가 예약된 인근의 빈히Vinh Hy 어촌마을의 ‘옹 베이 하우스Ong Bay's House’로 향했다.

약속된 저녁식사 시간 보다 일찍 도착했기에 빈히 마을을 돌아볼 수 있었다. 여러 번 왔지만 베트남의 작은 어촌마을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었기에 호기심 어린 눈으로 부지런히 마을을 돌아다녔다. 마치 반달 원모양으로 만을 이룬 빈히의 앞 바다에는 수많은 현지인들이 해수욕을 즐기거나 어느 팀은 MT를 왔는지 게임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놀러 온 사람들이 시끌 벅적 놀고 있을 때 식당들은 부지런히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바닷가 앞이라 그런지 각종 생선, 조개류, 게, 랍스터 등 다양한 해산물과 베트남의 주번부리들이 주 메뉴. 원하는 해산물을 골라 요리를 부탁하면 즉석에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는 듯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하다 보니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는다. 나는 저녁식사 장소인 옹베이 하우스로 들어섰다. 이 집은 세대를 이어 온 옹 베이 가족들의 역사가 남아 있는 집으로 1986년 새롭게 리노베이션하여 지금까지 명맥을 지켜오고 있다.

옹베이 하우스는 전통 베트남 건축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어 잠시 구경도 가능하다. 아담한 앞마당에 리조트에서 출장 나온 셰프와 스태프들이 아마노이의 레스토랑의 식기와 장식 그리고 서비스까지 가득 담은 테이블 플레이팅을 준비했다. 아마노이의 스태프들이 음식을 만들어 서빙하고 와인을 따라 준다. 처음에는 낯선 옹베이 하우스였지만 리조트 그대로의 서비스를 받으니 금세 편안해진다. 아마노이 리조트가 상생의 원칙에 따라 인근 마을과 함께 만든 프로그램으로 그 덕분에 정말 특별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이런 멋진 쿠킹클래스 
동남아 특히 베트남에서야 흔하디 흔한 쿠킹클래스일지는 모르지만, 아마노이의 쿠킹클래스의 클래스는 확연히 달랐다. 우선 음식을 만드는 장소부터 기가 막히다. 발코니의 창문이 활짝 열린 밖으로는 기암괴석의 바위와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액자처럼 걸린 ‘록 스튜디오Rock Studio’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아마노이의 셰프가 직접 재료를 준비해서 먼저 요리를 만들면 수강생들은 셰프를 따라 직접 현지 음식을 만드는 순서로 진행됐다. 시간만 많다면 야 더 많은 요리를 배울 수 있었겠지만 오늘의 수업 메뉴는 단, 두 가지이다.

바로 태국의 쏨땀과 비슷한 파파야, 생새우 등을 넣고 피시 소스 등으로 양념한 시큼한 전채요리와 향긋한 소스향이 일품인 농어 요리가 메인이다. 모든 요리법은 베트남 현지의 전통 방법으로 진행된다. 사용하는 식재료 모두 인근의 신선한 유기농 제품들을 사용한다니 역시 상생의 자세가 대견하다.

수업을 하며 요리가 완성되면 근사하게 플레이팅 된 테이블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시식을 하게 된다. 마치 미슐랭의 별 한 두개짜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듯하다. 집에서 자주 식사를 준비하기 때문에 어색하지는 않았지만 꽤 멋진 레스토랑의 음식을 직접 만드니 기분이 꽤 남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