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と もっと親しくなる方法? 
일본과 더 친해지는 법? 사이타마현 철도여행!

철도 없는 일본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거미줄같이 촘촘하게 전국을 잇고 있는 일본의 철도망을 보고 있노라면 현기증이 일 정도다. 가히 세계최대의 철도대국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일주일간 그 현기증의 중심에 서서 취재를 했다. 도쿄 근교에 위치한 사이타마, 도치기, 치바현을 대상으로 다양한 방식의 철도를 이용해서 넘나들었다. 철도를 이용하여 방문한 3개의 현을 2회로 나누어 소개하도록 하겠다. 이번 호는 도쿄에서 접근하기도 편리하고 고작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사이타마 현이다.
글과 사진 임성훈 기자 취재협조 JNTO(www.welcometojapan.or.kr), JR동일본철도(www.jreast.co.jp/kr/index.html) 사이타마시(www.scvb.or.jp/k/index.html), 브라이트 스푼
 

이동 중 만만치 않은 짐의 무게를 감당해야 함에 투덜대면서도 줄곧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평범한 일본인들의 삶에 밀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 가운데 저만치 있었던 일본이라는 나라가 더욱 가깝게 다가왔다. 철도는 ‘일본을 일컫는 또 하나의 이름’이라는 평소 지론을 거듭 확인하면서...... 

원기 팡팡~무사시 이치노미야 히카와 신사
곡선을 그리며 2Km가량 뻗어 있는 ‘참도’(도시에 위치한 신사의 참배로 중 가장 길다)를 지나 마주 선 주홍색의 무사시 이치노미야 히카와 신사는 사선으로 내리 쬐는 아침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도심 한복판에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신사가 있음에 놀라워하며 경내로 들어 서니 어림잡아 100년 이상은 됐을 법한 ‘5개의 거목’들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 모두 본전까지 화재가 미치지 않게 할 목적으로 식수되었다고. 특이한 점은 마치 ‘교감을 나누듯’ 나무에 손을 얹고 중얼거리는 사람들이 유독 많았는데 궁금하여 물어보니 이 나무들은 신목(神木)이라 하여, ‘기’나 ‘힘’을 얻기 위해 만진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신사 전체가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파워 스팟’으로 알려져 최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히카와 신사 관계자의 말이다.
새해가 시작되면 일본인들의 발길은 대부분 가까운 절과 신사로 향한다. 일년의 행운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서인데 이 풍습을 ‘하츠모데’라고 부른다. 무사시 이치노미야 히카와 신사는 매년 정초면 이 하츠모데를 위하여 방문한 200만 명의 인파로 북적 인다고 하는데… 새해를 위한 기도와 더불어 ‘원기’의 충전까지 가능한 일석이조의 스팟을 찾은 그들의 선택이 매우 탁월해 보이는 것은 기자만의 부질없는 감상은 아닐 테다.

분재의 새로운 발견, 오미야
분재란 흔히 다가가기 어려운 취미라거나 몇몇 사람들만이 즐기는 ‘고상한 수집행위’ 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본사이무라(盆栽村)’와 ‘분재미술관’으로 대표되는 사이타마의 ‘오미야’를 찾으면 이와 같은 선입견을 과감히 수정해야 옳다. ‘본사이무라’는 관동대지진 이후, ‘좋은 물과 분재에 알맞은 토양’을 갖춘 입지조건을 찾아 오미야로 모인 분재업자들이 설립한 분재 전문마을로 9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최초 분채촌을 만들자고 결의한 가옥의 수는 30여 채로 당시의 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구당 10점 이상의 분재를 보유할 것.
둘째, 가옥은 단층으로만 건축할 것 (2층 이상의 가옥은 금지)
셋째, 분재가 재배되는 마당의 담장은 오로지 나무로만 지어야 하며 (벽돌이나 콘크리트는 금지)
누구나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문은 항상 열어 둘 것.

이 모두 최상의 상태에서 분재를 재배하고 공개하자는 의지의 반영으로 지금도 마을을 지탱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다.
“주변이 고급주택지로 변화한 탓에 지가와 유지비가 놀랍도록 상승했어요. 때문에 안타깝게도 본사이무라에서 ‘분재’를 키우는 가옥수가 점점 줄어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사이무라의 명성은 국내 외를 막론하고 오히려 더욱 상승 중에 있습니다. 골든위크 기간에는 일본 전역에서 20만 명 이나 되는 사람들이 방문을 해요. 또한 그 수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랍니다. 한국은 물론 유럽까지 분재를 주제로 교류하고 있습니다. 매우 기분 좋은 일이지요.”

분재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 시간가는 줄 모르던 ‘세이코엔(淸香園)’의 대표 ‘야마다 토미오(山田 登美男)’씨에게 분재의 좋은 점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분재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한편으로는 대견한 마음도 들고요. 세상의 모든 풍경을 함축하고 있는 녀석이라 입을 열라 치면 실제로는 얼마나 할 말이 많겠습니까? 껄껄껄”
본사이무라에서 분재에 대한 대강의 ‘맛’을 본 후에 이웃한 ‘오미야 분재미술관’에 들려보았다. 이곳에서는 ‘분재’에 대한 심화학습이 가능하다. ‘분재를 감상하는 방법’과 ‘분재를 대하는 자세’등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개관 2년 차의 젊은 미술관 치고는 담고 있는 내용이 꽤나 알차다. 전시하고 있는 분재의 수는 100점으로 그 중 50점을 실내에 소장하고 있다.
“밖에서 재배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실내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 분재입니다” 분재연구관인 기모토(木元)씨의 말이다. 그리고 덧붙였다. “분재는 실내의 공기를 정화하며 나쁜 기운이 집 안으로 들어 오는 것을 막아 주기도 합니다. 격식을 갖춘 손님의 접대용으로도 최상이기 때문입니다”
분재는 그릇에 담긴 나무나 바위를 통해 사계절과 그 안에 내포된 의미를 표현한다. 이런 ‘유 의미성’이 일반 화분에 담긴 식물들과 결정적인 차별 요소가 된다고. 분재는 대상보다 낮은 위치에서, 그것과 어우러진 풍경을 상상하며 바라보는 것이 올바른 감상법이다. 하지만 감상 후의 느낌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정답이 없다. “전체를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뿌리, 줄기, 가지, 잎을 개별적으로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세부적으로 봐야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 말을 따라 분재보다 낮은 자세를 취하고 각 부분을 따로따로 감상해 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분재가 품고 있었던 우주가 서서히 몸 안으로 스며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 철도의 역사를 만나다, 철도박물관
국가의 번영과 철도의 발전이 그 맥을 같이 하는 일본에 도쿄 돔 만한 크기의 ‘철도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철도와 역사, 그리고 교육이라는 세가지 컨셉트를 가지고 문을 연지 올해로 5년째. 연간 100 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 가는 사이타마의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철도박물관의 설립일인 10월 14일은 일본 철도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날이다. 1872년 일본 최초의 전차가 도쿄의 ‘신바시’로부터 ‘요코하마’까지 운행된 날이 바로 이날이기 때문. 그 후로 일본은 문명화된 선진국으로의 발걸음을 더욱 힘차게 내딛게 되었다. 테마에 맞게 4가지 권역으로 구분된 철도박물관은 꼼꼼히 보자면 반나절이 족히 걸릴 정도다.

규모가 원체 큰데다 전시물의 충실도도 뛰어나기 때문. 과거 일본 전국을 누볐던 실물차량 36대를 전시하고 있는 ‘히스토리 존’은 명실상부한 메인 스팟. 일본에서 최초로 움직였던(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바로 그) 증기기관차를 비롯, 1964년 생산되었던 초대 신칸센, 일본에서 최초로 제작되었다는 전기기관차등 온통 ‘최초’라는 타이틀로 무장한 철도들이 제각기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런 역사적인 열차들의 내부에 출입 제한을 두지 않은 점 또한 대단히 인상적.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객실을 드나들며 과거에 빠져드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은 대부분 ‘엔트런스 존’으로 발길을 향한다. 1층에 위치한 시뮬레이터 홀과 2층에 마련된 철도 모형 디오라마가 매우 교육적인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 이곳에서는 손수 보고, 만지고, 작동해 보며 철도의 운행 원리를 터득해 볼 수 있다. 실물처럼 만들어진 운전대에 앉아 일일 기관사가 되어 보기도 한다. 체험에 연령제한은 없으나 대부분 아이들이 중심이다. 실제에 기반한 탓인지 몰입하는 정도가 상당해서 미래의 꿈이 무엇이냐 물으면 당장 ‘철도원’이라는 대답이 날아 들 기세다. 눈을 반짝거리며 체험에 몰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일본철도의 미래 또한 계속 밝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보았다.

INFO
사이타마의 오미야(Omiya Station)역으로 가는 방법 (JR로고,Japan Endless Discovery로고 넣기)
●. 나리타공항→(나리타 익스프레스/N’EX 2시간)→오미야역
●. 신주쿠역→(JR쇼난신주쿠선 30분)→오미야역
●. 하네다공항→(도쿄모노레일 20분)→하마마츠초역→(야마노테선 5분)→도쿄역→(야마노테선 8분)→우에노역→(JR다카사키선 25분)→오미야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