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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Buildings for New Uses in Vienna

비엔니즈, 오래된 건물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는 역사가 없는 것을 보기 힘들 정도로 오래된 건축물이 많다.
창조적인 비엔나 사람들은 이 낡은 건물들에 새로운 용도를 부여했다. 지하도로를 레스토랑으로,
마구간을 복합문화단지로 바꾸는 그들의 손길을 따라 예술과 낭만의 도시 비엔나로 여행을 떠나보자.
글 김수현 기자 사진 · 자료제공 비엔나관광청 www.wien.info

증기 목욕탕에서 다목적 공간으로
하나의 건축물의 과거가 이렇게나 다사다난할 수 있을까. 3구역에 위치한 소피엔젤레Sofiensale는 1826년 완공과 동시에 증기 목욕탕이 들어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수영장으로 사용됐다. 수영하기 적합하지 않은 겨울철에는 풀을 잘 덮어 연회장과 콘서트홀로, 1848년경에는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요한 슈트라우스 가문의 왈츠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로도 활용했다. 긴 세월을 지나오며 소피엔젤레는 오페라 공연장, 문학극장, 녹음실 등 예술과 관련한 다양한 공간으로 임대를 내주다 2001년 안타깝게도 화재로 인해 완전히 소실됐다. 오랜 공백 끝에 10년이 넘는 기간 텅 비어있던 건물은 2013년, 성공적으로 재개장했고 아파트, 이벤트 홀, 식당 및 호텔을 포함한 다목적 공간으로 거듭나며 이전의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다.
주소 Marxergasse 17, 1030 Vienna
문의 www.sofiensaele.com

제빵공장에서 예술기관으로
아메리카노에 하얀 휘핑크림을 듬뿍 얹은 비엔나 커피. 그러나 과거 비엔나는 커피 이상으로 베이커리가 유명했다. 1891년에 건축된 10구역의 안커블로트파브릭Ankerbrotfabrik은 비엔나가 유럽에서 가장 거대한 제빵 산업이 이루어진 곳이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공간.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붉은 벽돌건축물 주변에는 빵 굽는 냄새가 가득했다고 한다. 한때 유럽에서 가장 큰 제빵공장이었던 이곳은 현재 비엔나에서 중요한 예술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안커블로트파브릭의 내부는 현대 미술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장과 작품을 만드는 공간 등 총 10개로 분리되어 있다. 지역에서 손꼽히는 일류 예술기관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각각의 용도에 맞춰 완벽하게 개조를 마쳤다. 미술작품 이외에도 오스트리히트OstLicht와 안센베거Anzenberger 갤러리에서는 다양한 테마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주소 Absberggasse 27, 1100 Vienna
문의 www.loftcity.at

소매상점에서 호텔 객실로
4구역의 작은 소매상점들은 호텔 객실이 됐다. 비엔나의 건축가 3인이 창조한 어바낫Urbanauts Street Lofts은 여러 장소를 모아서 형성한 분산식 호텔로 일반적인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시설들이 주변 건물에 퍼져있다. 예를 들면 아침 시간에는 지정된 주변 카페에서 조식을 먹고, 길 건너편에 있는 터키식 목욕탕에서 쌓인 피로를 풀며, 저녁 이후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모퉁이를 돈 곳에 위치한 바로 가면 된다. 숙박을 제외한 대다수의 호텔 서비스를 한 건물에서 해결하지 않기 때문에 여행자들은 비엔나의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객실 내부는 깔끔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리모델링을 했으니 비엔나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어바낫으로 향할 것.
주소 Favoritenstrasse 17, 1040 Vienna
문의 www.urbanauts.at

지하도에서 디너클럽으로
도시가 발전하고 교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비엔나에서는 원활한 차량흐름을 위해 1950년대부터 링슈트라세Ringstrasse 아래에 총 5개의 지하 보행자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뒤 도시계획정책의 변화로 지상, 즉 링슈트라세에 보행로를 만들었고 대부분의 사람은 이동이 좀 더 수월한 지상도로를 이용하며 지하도는 오랜 시간 그대로 방치됐다. 버려졌던 지하의 도로는 오늘날 매력적인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알베르티나 패시지Albertina Passage는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디너 클럽. 레스토랑이지만 한 번에 3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고 중앙에 디제이부스가 있어 분위기 있게 저녁을 즐기는 곳으로도, 파티장소로도 좋다. 미식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릴 정도로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 또한 알베르티나 패시지를 유명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다. 
주소 Opernring/Operngasse, 1010 Vienna
문의 www.albertinapassage.at

왕실 마구간에서 복합문화단지로
2001년에 개장한 7구역의 무제움스크바르티어MuseumsQuartier는 비엔나의 현대미술품 전시 및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6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복합문화단지가 오래 전 피셔 폰 에를라흐에 의해 설계된 왕실 마구간이었다는 사실. 오늘날에는 현대미술관MUMOK 등 오스트리아 예술에 중요한 곳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바로크 양식의 임시 전시 장소 등을 포함한다. 한 곳에서 다양한 예술과 문화행사를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최고의 관광지인 셈. 또한 예술을 대표하는 기관 외에도 훌륭한 레스토랑, 카페, 상점이 있어 만남의 장소로도 자주 이용된다. 그중에서도 비엔나의 천재 화가였던 에곤 실레Egon Schiele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레오폴트 미술관Leopold Museum이 인기 있다.
주소 Museumsplatz 1, 1070 Vienna
문의 www.mqw.at

대공포탑에서 수족관으로
어느 곳을 방문하던지 수족관의 인테리어는 비슷한 경우가 많다.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의 어두운 조명과 신비로운 빛을 내는 수조. 하우스 데스 메레스Haus des Meeres 역시 내부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특이한 모습의 건축물에 시선을 둔다면 외부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달라진다. 비엔나 최대의 수족관인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대공포탑을 개조했다. 독일군은 연합군의 침략을 막기 위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고사포 포대를 설치했고, 전쟁이 끝나고 대부분은 해체됐지만 비엔나의 곳곳에는 여전히 남아있다. 길고 튼튼한 콘크리트 건축물 안에는 지중해를 비롯해 열대 담수 서식지에서 온 다양한 해양동식물이 살고 있으며 독특한 외형의 귀상어도 2013년 가을부터 10층의 대형 수조에 서식하고 있다.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탑에서 평화롭게 헤엄치는 바다 동물을 보는 것은 오직 비엔나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주소 Fritz-Grunbaum-Platz 1, 1060 Vienna
문의 www.haus-des-meeres.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