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국내여행을 즐기는 편입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된 문화재를 따라 여행하고 싶어요.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김금)

A. 맞아요. 김금 독자님의 의견을 응원합니다. 해외를 여행하게 되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문화재나 자연을 따라가곤 하죠. 아, 이렇게 아름답기 때문에, 이렇게 대단하기 때문에 유네스코에 올랐구나, 하면서 감탄하기도 하고요. 독자님 말씀처럼 한국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장소들이 많아요. 그 리스트를 따라 루트를 짜는 것도 훌륭한 생각입니다.

현재 세계유산은 2019년 등재기준으로 무려 1,121점에 이르러요. 한국의 세계유산 중에는 우리에게 이미 유명하고 친숙한 곳들이 많습니다. 경주 역사유적지구처럼 말이죠. 조각, 탑, 사지, 궁궐지, 왕릉, 산성을 비롯해 신라 시대의 여러 뛰어난 불교 유적과 생활 유적이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어요. 석굴암과 불국사도 마찬가지로 등재되어 있답니다.

백제의 옛 수도였던 3개 도시 역시 백주역사유적지구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이름이 올라있어요. 공주시, 부여군, 익산시에 8개 고고학 유적지가 있습니다. 학생 때 교과서에서 봤던 고인돌 기억하시나요? 고창, 화순, 강화에 가면 거대한 바위를 이용해 만든 선사시대의 거석 기념물을 마주할 수 있어요. 더불어 18개 지역에 흩어져 있는 조선 왕릉을 비롯해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종묘, 조선시대 궁궐 창덕궁, 역사 마을 하회와 양동, 해인사 장경판전, 조선 시대의 성곽인 수원 화성, 그리고 서울에서 남동쪽으로 2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조선시대에 축성된 남한산성이 있죠.

자연 경관으로는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 등 흥미로운 곳들이 더 많습니다. 올해는 ‘한국의 서원’이 드디어 유네스코에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소수서원, 남계서원, 옥산서원, 도산서원, 필암서원, 도동서원, 병산서원, 무성서원, 돈암서원 등 16세기부터 17세기 중반 사이에 건립된 이 9개의 서원들은 조선 시대 교육 및 사회적 활동에서 널리 보편화되었던 성리학의 탁월한 증거라고 할 수 있어요. 이뿐 아니라 지난해에는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7개 사찰이 새롭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어요. 모두 불교 신앙을 바탕으로 종교활동, 의례, 강학, 수행을 지속적으로 이어온 곳들 중에 종합적인 불교 승원으로서의 특징을 잘 보존하고 있는 대표 사찰들입니다.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를 차례대로 천천히 방문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일 거 같네요.

여병구 편집장

Q. 와인을 좋아합니다. 해외 여행 중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추천해주세요.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임진아)

A. 1년 중 언제든지 와인을 즐길 수 있지만, 포도 수확철인 가을이라면 와인 팬에게는 괜히 더 반가워요. 이 시기에는 와인 축제가 펼쳐지는 곳들이 참 많아요.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시기를 잘 맞춰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 중 소개하고 싶은 축제들을 골랐어요. 우리에게 익숙하지 동네 스페인의 리바다비아는 어떨까요?

포르투갈 국경과 가까워요. 와인 테이스팅, 페어링 워크숍, 음식, 음악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즐길 수 있는데요, 온 동네 사람들이 옷을 차려 입고 즐기는 그 분위기 자체가 대단하다고 해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도 준비되고요. 스페인에서 열리는 와인 축제 중에 단연 추천할 만한 것이랍니다.

와인 하면 또 생각나는 나라는 이탈리아죠. 북부의 아름다운 도시 베르가모에서도 음식과 와인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신사는 와인 축제가 열린답니다. 거리에 와인 메이커들이 자리를 잡고 그들의 와인 이야기를 들려주죠. 마치 자신들의 아이를 소개하듯이 말이에요. 살라미, 치즈,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등 이탈리아 특유의 맛들도 만끽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축제라고 할 수 있어요. 먹고 마시는 즐거움이 짜릿하겠죠?

독일 프랑크푸르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600개 이상의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을 즐길 수 있어요. 올드 빈티지부터 어리고 신선한 와인까지 다양하게 마셔보는 거에요. 40년이나 이어져온 유서 깊은 와인 축제이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전준호 기자

Q. 캐리어는 크기를 못 고르겠습니다. 몇 인치를 사용해야 할까요? 단순히 가격만으로 구매를 결정하기에는 고민이 많아요. (서울시 중구 필동, 박연수)

A. 단순하게 캐리어 크기를 고르는 건 무의미해요. 여행 기간이나 목적지, 여행 타입 등에 따라 아주 달라질 수 있죠. 짐 싸는 양이 달라지니까요. 아무리 짧은 기간이라도 겨울이라면 부피가 대단히 커지는 건 당연하니까요. 짧게는 1박 2일 여행이라면 사실 완전히 기본적인 물건만 담아가기 좋은 기내용 캐리어가 정답이죠. 그것보다 크게 가져갈 이유는 특별히 없어요. 현지에서 뭔가 부피가 큰 물건을 사올 계획이 있다면 예외지만 말이에요.

그보다 조금 기간이 늘어난다면 조금 더 큰 24인치 캐리어를 추천합니다. 이것보다 크면 불편해요. 추가로 짐을 가져가고 싶다면 기내에 가져가는 개인 가방에 더 챙기는 게 편할 겁니다. 28인치 캐리어는 생각보다 부피가 커요. 박연수 독자님이 어디로 언제 여행 가는지 알면 제대로 추천해 드릴 수 있을 텐데, 일반적으로 고민하시는 걸 보니 5박 6일 정도라고 생각이 드네요. 넉넉하게 28인치 캐리어를 사는 게 어떨까요?

만약 캐리어가 아예 없다면 너무 작은 것보다 차라리 공간이 남는 것이 나으니까요. 설마 장기 여행은 아니시죠? 꽤 길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28인치보다 훨씬 큰 캐리어를 준비하거나 아예 캐리어를 2개 준비해 가야 하니까요. 단, 박연수 독자님께서 이용하게 되는 항공사의 수하물 규정을 꼼꼼하게 읽어보세요! 이코노미 클래스의 경우에도 루트에 따라 수하물을 2개까지 허용하는 항공사도 여럿 있거든요. 또한, 저가항공의 경우라면 아예 포함되지 않기도 합니다.  

박지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