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새로운 발견 - 월간 뚜르드몽드
발행구분
[2004년 04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대한민국]
도시분류 :
[제부도]
기사제목
[OUTFIELD]
갯벌위의 기억속으로…
지금은 너무나 낯선 풍경
서신 면에서 제부도까지 포장된 바닷길을 따라 달리는 시간은 3분이 채 안 걸렸다. 가끔 어머니의 손을 잡고 걷던 이 길은 걷고 또 걸어도 끝나지 않을 듯한 길이었는데. 섬 안에 들어서자 음식점과 모텔, 민박의 간판에 눈이 어지럽다. 이렇게 바뀔 수가 있을까. 이렇게...수확도 별로 없는 농사를 짓던 밭들이 모두 다 음식점과 숙박업소로 탈바꿈 했다. 내 뒤를 따라 다리를 건너 들어오던 차들이 간판을 따라 하나 둘 사라진다.
그 때 그 동무들은 다들 어디에 있을까
제부 초등학교, 정확히 말하면 서신 초등학교 제부 분
교를 향해 차를 돌렸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모교의
모습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 새롭게 지은 건물과 깨끗
하게 칠해진 페인트. 운동장 한 쪽에 달린 그네 앞에서
큰 누렁이 한 마리가 권태롭다는 듯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있다. 조심스럽게 그네에 앉아보았다. 삐그덕. 차
마 그네를 탈 수가 없다. 부서져 버릴 듯 작은 그네 위
에서 그때의 친구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본다.
매바위에서의 기억
겨울이면 그 곳은 우리 패거리들의 아지트였다. 누가
부르지 않아도 우리는 항상 학교가 파하면 그 곳에 모
여 더러운 손으로 물컹물컹한 굴을 집어 입안에 넣곤
했다. 다닥다닥 굴이 붙어있는 바위는 마치 잘 차려진
밥상 같았다. 나란히 선 세 개의 바위가 사이좋게 형
제처럼 보이던 그 바위 중 하나에는 어린 우리들의 몸
에 꼭 맞는 구멍이 나 있어 그 속에 들어가면 그렇게
포근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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