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봐도 유서 깊은 건물과 걷기 불편한 돌길은 시간을 머금은 채 오스트리아 제국의 희로애락을 함께해왔
다. 성벽이 무너지고 원형의 도로가 완성되며 오래된 모든 것은 새로운 비엔나와 역사를 공유하게 됐다. 그와 
동시에 왕가와 귀족을 위한 공간은 당대 가장 세련되고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났다. 비엔니즈가 사랑하고 그들
과 함께한 링슈트라세의 이야기다...

로마에서 남동쪽 20킬로미터 밖으로 달렸다. 무려 이탈리아 로마까지 가서 ‘로마’를 보지 않는다는 죄책감 혹
은 상실감에 사로잡히기 일보직전이었다. 지금 여기로 가는 게 옳은 일일까. 평생 로마를 오고간다 해도 제대
로 다 보는 건 불가능한 일일 텐데. 분명 후회할지도 몰라. 아니야, 예전에 로마의 유명한 곳들을 다 둘러봤으
니 이번엔 로마 밖도 괜찮은 선택일 거다. 해리성 다중인격으로 잠시 고통스러워하며 ...

오직 피자만을 위한 나폴리진짜 아름다움 보다는 그들의 가난과 여행자를 위협하는 안전이 먼저 언급되는 슬
픈 도시 나폴리. 경계를 늦추지 않는 도시 산책을 하고, 세상 전부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짜릿한 언덕에 올
랐으며, 피자 마르게리타가 탄생했던 그 골목의 피제리아에서 원조를 입에 넣었다. 온몸을 휘감고 있던 공포
를 내려놓게 만들었던 묘한 매력의 나폴리...

우리 집에 왜 왔니? 나폴리에서 페리를 타고 1시간의 뱃길을 달려 어느 섬에 닿았을 때였다. 거세게 요동치던 
파도가 아직도 오장육부를 울렁거리게 하는데, 항구에 발을 내딛는 순간 거기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 
뜨겁도록 나를 향했다. 선글라스를 썼으니 망정이지 두 눈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모를 정도로 어색해졌다. 그들
은 관광객의 이름표와도 같은 나의 커다란 캐리어부터 쑥 홅기 시작해 검은 머리카락 끝까지...

전날 3시간 동안 거친 티니안의 태평양 앞 바다에서 트롤링 낚시로 낚아 올린 참치로 거하게 만찬을 즐긴 탓인
지 아침이 개운하다. 티니안에서 로타까지 항공편이 운항되지 않는 관계로 다시 사이판으로 가야 한다. 로타
로 바로 가면 10분이면 가겠지만 어쩌겠는가? 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사이판에서 3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 가볍게 짜장면으로 점심을 먹은 후 로타로 가는 수속을 밟았다...

지난 1998년에 고대 차모르 왕족의 전용비치였던 타가비치 바로 앞에 처음 개장한 다이너스티 호텔 & 카지노
는 2개의 프레지덴셜 스위트와 22개의 스위트를 포함해 총 412개의 객실을 갖춘 초대형 호텔이다. 호텔 정문으
로 들어서면 중앙의 대형 분수를 배경으로 부채꼴 모양이 펼쳐진 형태로 시원시원하다. 호텔 로비로 들어서면 
대리석으로 깔려 있어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로비 좌측이 바로 유일한 카지노로 들어가는...

2001년 신혼여행 당시 사이판의 햇볕을 무시한 죄로 등판에 화상을 입고 바닷속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 섬 하나가 보였다. 쓰라린 통증을 참으며 퉁명하게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티니안이라는 이름
이 돌아왔다. 그리고 14년이 지난 후 나는 티니안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있었다. 사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봤을 때 그다지 많은 정보도 없었고 좋은 얘기도 없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다...

92년 동안 단 한차례의 안전사고도 없었던 핀에어다. 지난해 인천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된 
적은 아예 없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A350을 유럽항공사 최초로 하늘에 띄우기
로 결정했다. 참으로 핀란드다운 핀에어의 행보. 이토록 착한 항공사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