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처음으로 기차여행을 하던 때를 기억한다. 기차표에 쓰여 있는 ‘11시 39분 출발’이나 ‘5시 23분
도착’ 따위의 숫자들에 실소를 뱉어냈었던. “그냥 40분 출발, 25분 도착이라고 하면 되지 스위스 사람들은
무슨 기차를 1분 단위로 끊어놓고 운행하는 거지?” 기차가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실컷 웃어줄 요량으로 매번 
시계가 뚫어져라 쳐다보며 기다렸지만, 스위스의 기차 시스템은 번번이 나를 실망시킬 뿐이었다...

6개월 전, 30도를 넘나드는 더위의 중심에서 겨울을 그리워했었다. 앉아만 있어도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던 땀
에 곤란했던 적이 어디 반년 전 한 번뿐이었을까. 짧은 가을을 지나 드디어 겨울이 왔다. 사람은 간사한 동물이
라는 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쓰는 건지 싶다. 그토록 기다리던 겨울의 찬 공기가 온몸을 움츠러들게 하고 뚱
뚱한 패딩점퍼 없이는 도통 밖을 나갈 수 없으니 이제는 메이크업이 지워질 정도로 흐르던 땀이...

파리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에펠탑이 보인다. ‘파리 시내에서 에펠 탑이 유일하게 안 보이는 곳?’ 이라는 질문
의 답은 언제나 에펠탑이다. 헛헛한 유머 같지만 그만큼 파리의 상징이라는 뜻이겠다. 그리고 리용을 상징하
는 건축물로 흰색의 압도적인 모습의 푸르비에르 성모 성당도 리용 어디서나 보인다. 보통 리용시민들이
기도하는 언덕이라 부르는 푸르비에르 언덕 위에 서서 도시를 내려다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성당 옆의...

솔직히 같은 곳을 여러 번 간다는 것은, 그것도 일로 간다면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이번 취재까지 3번째 오는 
나트랑 Nha Trang은 피곤할 때마다 찾게 되는 안식처의 느낌이다.  냐짱을 방문한 여행자는 대부분 거의 모두
가 즐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니 어쩌면 나트랑에 온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보트투어'를 중심으로 머드팩
과 온천을 즐기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탑바온천', 베트남 내에서 가장 럭셔리 한 리조트인...

마츠에성으로 가는 길은 특별하다. 마츠에역 앞에서 주요 관광명소를 순환하는 빨간 복고풍 레이크라인 버스
를 타고 성으로 향했다. 옛날 일본 애니메이션에나 나올법한 빈티지한 버스가 400년 전의 모습이 남아 있는 마
츠에성으로 데려다준다. 버스 내부는 의자부터 손잡이 하나까 지 나무로 되어있고 버스와 완벽한 매치를 이루
는 빨간 유니폼을 입은 기사아가씨가 환한 미소로 탑승객들을 반긴다...

시코쿠는 그 아름다움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원석 같은 섬이다. 하지만 이미 섬 안에만 3개의 공항이 있
어 원한다면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공항 규모가 작아 비행편이 자주 있는 편은 아니
라 기자는 이번에도 오사카의 간사이 국제공항을 이용했다. 이럴 경우 시코쿠의 네 현 중 가장 먼저 발을 디디
게 되는 곳이 도쿠시마현이다. 오사카와 시코쿠 사이의 작은 아와지 섬을 가르는 도로를 따라 2시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