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it in Premium Terminal

호텔처럼 안락한 공항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터미널’에서 주인공은 비자 문제로 수개월 간 공항에서 살게 된다. 카트를 정리하거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얻은 케첩을 빵에 뿌려 먹으며 연명하는 빅터. 장시간 비행기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모습 역시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에도 수천 명이 오가는 공항은 대도시의 쇼핑센터처럼 번잡하다. 호텔처럼 안락한 공항은 없을까? 이런 질문을 해본 적이 있다면, 프리미엄터미널을 주목해 볼 것. 

세계 최초의 프리미엄터미널
카타르 항공은 2006년 11월, 도하 국제공항에 세계 최초로 퍼스트 및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만을 위한 프리미엄 터미널(Premium Terminal)을 오픈했다. 전 세계 6개뿐인 오성급 항공사 중 하나인 카타르 항공은 보잉 777, 에어버스 A340-600s, A330-200s, A330-300s 등 장거리 구간에 투입된 항공기에 중동 항공사들 중 가장 큰 스크린을 설치하고, 레스토랑에서처럼 마주보고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버디’ 좌석을 도입하는 등 승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시설을 장착해 스카이트랙스(Skytrax)로부터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로 인정받기도 했다.
총 9개월 간 9천만 달러를 투자해 완성한 프리미엄 터미널은 주 여객 터미널 바로 옆에 위치하며, 공항 내에는 스파, 사우나, 자쿠지, 수면실 등 편안한 휴식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어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첨단 컨퍼런스룸과 비즈니스룸, 어린이 놀이방, 비디오 게임룸, 세 끼 식사가 제공되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별도의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대기 시간이 즐거워진다
공항에 도착하면 금빛 카트를 끈 ‘벨보이’들이 들고 다니기 거추장스러웠던 짐들을 대신 체크인카운터까지 운반해 준다. 체크인 라운지에선 직원의 안내에 따라 호텔 로비에서처럼 좌석에 앉아 편안하게 수속을 밟을 수 있다.  1층에 마련된 면세점은 다른 면세점에 비해 향수매장의 규모가 큰 편으로, 코너 한 쪽엔 시가 전용 온도 조절실도 마련돼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오른편엔 비즈니스 클래스 라운지가, 왼편엔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가 있다. 비즈니스 클래스 라운지 이용 고객은 하루 2천 명 가량으로, 휴스턴이나 텍사스, 뉴욕, 제네바 등지를 오가는 비즈니스맨이 많다. 뷔페 라운지는 호텔 못지않게 고급스럽다. 라운지 한가운데, 적당히 어두운 가운데 은은한 조명을 비춘 오아시스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번잡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족 및 커플 전용 라운지도 따로 마련해 두었다.
프리빌리지 클럽 회원은 버건디, 실버, 골드 등 소지한 카드 종류에 따라 예약 우선권, 체크인 수속 우선권, 무료 초과 수화물 서비스, 공항 라운지 이용 서비스 같은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아시아나 항공, 버진 애틀랜틱, 유나이티드 항공, 루프트한자, 전일본 공수 항공, 중동 항공, 킹피셔 항공, 유에스 항공, 비엠아이 항공 등 제휴 항공 이용 시에도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탐방
최근에 문을 연 퍼스트 클래스 전용 라운지는 비즈니스 클래스보다 좀 더 프라이빗한 느낌으로, 2개의 트리트먼트룸과 5개의 데이브레이크룸, 개별 자쿠지와 사우나, 전자동 안마기 4대가 놓인 릴렉세이션룸, 샤워룸까지 완비했다. 장거리 비행으로 온 몸의 근육이 뭉쳐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태국과 인도 출신 마사지스트가 상주하는 스파 전용룸에서 마사지를 받아보자. 타이마사지 가격은 30분 기준 400리알. 자쿠지에 몸을 담그거나 사우나를 하면서 피로를 푸는 것도 좋다. 카운터에 플라워 서비스를 부탁하면 향기로운 꽃잎이 뿌려진 욕조 안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스파는 오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오픈하며, 자쿠지와 사우나, 데이브레이크룸, 릴렉세이션룸과 샤워룸은 24시간 운영된다. 시간이 별로 없거나 스파를 받기가 번거롭다면 전자동 안마기를 이용해볼 것. 잠시 앉아있기만 해도 피곤이 싹 풀린다. 미니 레스토랑에서는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으며, 레스토랑 한 편에는 투명한 보드카 병에 담긴 각종 재료를 섞어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마티니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마티니바도 설치돼 있다. 한편 소규모 비즈니스 센터와 컨퍼런스룸은 퍼스트 클래스 이용고객이라면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언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