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wan :: Alishan

Alishan

Makes Your Heartbeat Faster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아리산
지금까지 도시가 주는 오색 빛에 취해 타이완을 여행했다면 이제는 초록의 아리산이 주는 두근거림에 몸을 맡길 때다. 신록으로 물든 깨끗한 자연 안에서 새로운 문명에 떠밀려온 소수민족 쩌우족도 함께 만났다.
글 김수현 기자 사진 임성훈 기자 취재협조 타이완관광청 www.taiwan.net.tw, 스쿠트항공 www.flyscoot.com

아리산阿里山은 독립적인 산 하나를 일컫기보다 국가풍경구라 불리며 옥산 주변 전체를 포함한다. 타이완 중부의 자이 시에서도 꽤 오랜 시간 차를 타고 이동해야 입구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아리산국가풍경구는 광범위하다.
9.21지진이 있기 전에는 열차가 다녔지만 이후 선로가 폐쇄돼 현재는 자동차만이 아리산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 하필 그날따라 비가 잔뜩 내렸다. 점점 짙어지는 안개와 구름 탓에 차선조차 보이지 않았다. 산등성이를 타고 멀미가 날 정도로 굽이굽이 이어진 길 옆, 넓게 펼쳐진 우롱차밭도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주지 않았다. 걱정만이 앞섰다. 앞이 보이지 않자 몸이 더 고단해 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모든 걱정과 피로감은 아리산의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한 작은 대가에 불과했음을 잠시 후에 깨닫게 되었다.

 

한없이 깨끗한 아리산의 자연을 만나다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높은 곳에 올라오니 서서히 주변 산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폭우가 보슬비로 바뀔 때 즈음에서야 아리산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시내에서 아리산으로 향하는 열차노선은 운행을 중단했지만 산 속을 다니는 열차는 다행히 운행 중이라고 한다. 긴 팔, 긴 바지, 운동화까지 단단히 준비를 갖췄다면 본격적으로 아리산의 자연을 만나러 떠날 시간이다. 역에서 탈 수 있는 열차는 주산행과 신목행. 빨간 신목新木행 열차에 몸을 싣고 첫 여정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 굽이진 산길을 올라올 때와는 또 다르게, 뿌옇게 김이 서린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황홀하다. 덜컹거리는 움직임, 칙칙대는 기차소리가 울창한 숲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니 과연 히말라야 등반열차, 페루 안데스 고산열차와 더불어 세계 3대 고산열차라 불릴 만하다. 기차의 낭만에 한참 젖어들 때 쯤이면 어느새 신목역에 도착한다. 열차 밖으로는 거대하고, 또 거대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아리산 신목이 있다. 아리산의 정신을 대표하는 나무였지만 기나긴 폭우로 인해 이곳에 잠들었다. 그러나 그 위로 새롭게 자라나는 생명과 엮여 지금도 여전히 끝나지 않는 산의 영원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역에 도착해 신목을 보고 나면 본격적인 트레킹의 시작이다. 한 계단 오를 때마다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나무 사이를 걷게 되는데, 수령이 1천 년을 넘긴 것을 보는 경험은 이곳에서만큼은 흔한 일이다. 삐쩍 마른 키다리 나무부터 사람 열명은 두 팔을 벌려야 감쌀 수 있는 듬직한 나무까지. 옆에 작은 사람이라도 지나갈 때면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천 살이 넘는 거목 사이를 걷다 보면 2대 신목 앞에 도착한다. 무려 2,300년이라는 세월을 아리산과 함께한 나무란다. 주변은 모두 나무지만 다른 형태, 다른 수령, 다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모두 귀공자처럼 기품 있어 보이기는 매 한 가지지만 말이다. 숲이 전하는 말들에 귀를 기울이면 걸음은 저절로 느려진다. 그저 빠르게 산을 올라가는 것을 트레킹의 전부라 생각했더라도 아리산에서는 천천히 걸으면서 들꽃과 새들에게도 말을 건네게 된다. 콧속을 타고 한 가득 들어오는 피톤치드가 좋아 몇 번이나 크게 심호흡을 했던지. 덕분에 옷이 더러워지는 것 따위는 가볍게 무시한 채 비가 온 길을 상쾌한 기분으로 뛰어 다녔더랬다. 산의 향기가 온 몸에 서리서리 풍길 때면 어느새 짧은 삼림보도는 끝이 난다.

 

1 2대로 지정된 신목. 신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나이도 무려 2,300살이다.
2 삼대가 엮여 자라서 삼대목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할아버지 나무 위에 아버지 나무가 아버지 나무 위에 아들 나무가 자라고 있다.
3 일반적인 빨간 열차와는 달리 이 열차는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수요일 9시에만 운행한다. 이곳의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열차에서부터 좋은 향기가 멀리까지 퍼진다.
4 아리산 1대 신목. 지금은 영원히 이곳에 잠들었지만 새 생명이 자라올라 여전히 아리산을 대표하는 나무 중 하나다.
5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약간은 억지 같기도 하지만 듣고 보면 무릎을 탁 칠 것이다. 정답은 코끼리.
6 비가 많이 내려 산에 올라가는 내내 걱정했었는데 오후가 되니 이렇게 구름을 뚫고 빛이 내려왔다. 지켜보고 있으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1 자매연못이라고도 불리는 쯔메이탄. 연못과 관련해서 한 가지 전설이 내려온다, 자매가 같은 남자를 사랑했는데, 동생을 위해 언니가 이 연못에 몸을 던졌고 동생 역시 미안한 마음에 함께 죽음을 선택했다. 안타까운 영혼을 기리기 위해 주민들이 초가 두 개를 만들었다고. 비까지 오니 연못에 얽힌 사연이 더욱 구슬프게 들린다.
2 5 아리산에 오는 거의 모든 사람이 꼭 타는 것이 이 붉은 고산열차지만 주산으로 가는 열차만큼은 놓치지 말자.
3 안타까운 일출 장면이다. 구름이 조금 갰다면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일출을 보지 못하더라도 아리산에서의 하루는 값지다.
4 하트 모양의 나무 가운데는 사진 촬영의 포인트. 홍콩에서 온 노부부도 기자에게 사진 한 장을 부탁하더라.

아리산 필수코스, 주산 일출열차

신목역에서 시작한 짧은 트레킹코스. ‘혹시 이게 다인가’ 실망하려는 차에 가이드가 한마디 툭 내던진다. “내일은 3시 50분에 로비에서 봐요.”
잘못 들었는지 싶어 오전 3시가 맞는지 다시 물어보니 진귀한 경관을 놓치고 싶지 않으면 절대 늦지 말란다. 다음날 새벽. 다시 도착한 역 주변은 두꺼운 옷으로 온몸을 꽁꽁 싸매고 열차를 기다리는 인파로 붐빈다. 어제와 같은 출발지점이었지만 이른 아침, 열차의 행선지는 주산祝
山이다. 아리산에 왔다면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 주산에서 바라보는 일출. 다들 어디에 있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 모두 산의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졸린 눈을 비비고 걸음을 바삐 했나 보다. 새벽 공기는 차디 찼고 열차 안은 우리의 출근길 2호선처럼 발 디딜 틈
없었지만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곳에서 일출을 볼 기대감에 표정 하나만큼은 다들 밝다. 주산 역에 도착하니 좋은 자리는 이미 더 부지런한
사람들의 차지. 허기진 속을 달래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쥐고 좀 더 한적한 곳을 찾기 위해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20분간 언덕을 걸어 올랐다. 10분, 20분. 해가 빼꼼하니 고개를 내밀기까지 시간은 왜 이리도 느린지. 그런데 멀리서부터 붉은 빛이 조금 올라오는 듯 하더니 이내
날이 밝아진다. 흐린 날이라 구름에 가려졌던 걸까. 결국 멋진 장면을 놓치고 말았다. 아리산은 안개가 끼는 날이 일년에 100일 이상이라 여간 날씨가 좋은 날이 아니면 일출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열차를 기다리려 하는데 조금 걷자고 한다. 해도 없는데 걸어봐야 무슨 흥이겠나 싶어 입이 삐죽 나와 있는데 어제와는 다른 아리산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지난날 신목에서부터 시작해 미처 다 돌지 못했던 트레킹의 연장선이다. 비 온 뒤라 더욱 짙은 피톤치드가 아침공기를 타고 또 다시 폐 속을 콕콕 자극하며 아쉬움을 사르르 녹인다. 신목에서부터의 길이 거목들을 구경하는 코스였다면, 주산역에서부터 내려오는 길에는 각기 다른 이야기가 서려있는 나무와 자연이 있다. 아리산 삼림욕건강보도森林浴健康步道는 이 두 길을 포함한다. 보통은 자오핑沼平역 주변에서 건강보도 팻말을 따라 둘러보는 3시간 코스를 걷지만, 일출과 함께 아리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 코스 또한 좋다. 비록 일출은 볼 수 없었을지라도 해가 지고, 다시 떠오르는 멋진 하루를 아리산에서 맞이할 수 있었으니 단연 완벽하고도 남부럽지 않은 여행이다. 해가 나오고 날씨가 개며 구름은 그렇게 덧없이 흩어졌다. 인간의 짧은 삶에 한없이 겸손해 지는 순간이다.

 

깊은 아리산 속에 사는 사람들

산등성이를 가리던 구름과 안개가 걷히니 이제야 산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1,300미터를 지점에는 차밭이 있고 고산차를 수확해서 말리는 건물들도 여럿 보인다. 1,500미터 이상에는 또 다른 느낌의 가옥들이 있다. 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은 더욱 잘 보인다. 이 높고 깊은 산속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건데, 그들은 누구고 왜 이곳에서 살게된 걸까. 그 해답은 쩌우족문화원인 요요파스YUYUPAS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리산에 사는 소수민족의 95퍼센트를 차지하는 쩌우족鄒族. 이들의 문화와 삶을 보여주는 곳으로 우리의 민속촌과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하기 쉽겠다. 네덜란드에 의해 타이완 섬이 점령당하자 이 땅에서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새로운 문명을 피해 산속으로 밀려왔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원주민은 전체 인구의 2퍼센트. 적은 비율이지만 13개의 부족은 현재도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보존하며 살아간다.

문화원에 들어서면 실제 쩌우족 안내원이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며 환영인사를 한다. 요요파스는 이들의 말로 축복과 안녕의 뜻. 입구부터 건강한 기운을 잔뜩 받고 나면 본격적으로 그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에는 쩌우족 소개를 비롯해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들의 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물건이 전시되어 있다. 유명 인사의 사진도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데, 타이완에서 사랑 받는 배우 양난화를 비롯해 야구선수, 작가 등도 쩌우족 출신이더라. 스테이지에서는 시간대별로 전통공연이 펼쳐진다. 오-하는 노랫소리에 맞춰 전사들은 무기를 휘젓고 기합을 내지른다. 비록 공연이지만 그들이 얼마나 용맹한 부족인 지 알 수 있어 매우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때로는 근엄한 동작과 달리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이는 적들을 방심하게 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는 지혜였다고 한다. 노래를 좋아하고 평화를 사랑한 쩌우족의 공연을 보고, 문화를 체험하며 이들이 살아온 모습이 머리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1 5 요요파스의 친절한 안내원들. 쩌우족 옷을 입은 일반인이 아니라 정말 원주민이다. 일행끼리 농담 삼아 얘기하길 분명 얼굴을 보고 뽑은 것 같다고.
2 요요파스의 입구. 뜻은 행복과 안녕을 담고 있다.
3 문화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예쁜 쩌우족 언니가 목에 목걸이를 걸어준다. 그 다음 이렇게 짧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환영인사를 한다.
4 6 남자들이 멋진 사냥 장면을 보여주면 여자들은 뒤에서 하늘하늘 춤을 춘다. 다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하기도 하는데 목소리와 동작 하나하나에는 힘이 가득 실려 있다.
7 쩌우족의 모습을 돌에 새긴 것. 입구에서 볼 수 있다.
8 쩌우족의 주 수입원은 아리산 우롱차. 산의 기운을 받은 듯한 깊은 향이 특징이다.

 

1 3 기자들과 만난 라이지마을 예술가 중 한명. 그녀는 주로 성을 희화화해서 그린 그림이 많은데 그나마 사진 속 작품들이 가장 무난한 것들.
2 이방인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기는 아이들. 카메라를 보고도 포즈도 척 미소도 방긋 지어주더라.
4 이국적인 쩌우족 아이. 알고 보니 어머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이다. 한참을 같이 놀다가 숙소로 돌아가려 하니 앞을 막아서고 더 놀자며 율동을 하더라.
5 멧돼지가 가득한 쩌우족 예술가의 작업실. 가끔은 자이 시에서 주최하는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한다고.
6 200명이 사는 마을이지만 웬만한 것은 다 있다. 교회를 포함해서.
7 쩌우족은 이렇게 생겼던 걸까. 돌에 새겨져 있는 그림마다 생김새들이 비슷하다.
8 라이지마을 쩌우족이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숙박했는데 나무를 깎아보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들은 손재주가 참 좋은 듯.

라이지마을에서 만난 쩌우족의 삶

간접적으로 전통문화와 생활을 볼 수 있었지만 현대화된 문명 안에서 이들은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 아리산에 살고 있는 쩌우족은 약 4,200여명. 그중에서도 깊은 산속에 위치한 라이지마을來吉部落은 200명 남짓의 쩌우족이 모여 사는 공간이다. 원주민이라고 사냥한 멧돼지 가죽을 뒤집어 쓰고 있으리란 상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요요파스에서 본 알록달록한 옷이 아닌, 티셔츠와 바지를 입은 평범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므로. 라이지마을에서 크게 갤러리와 공방을 운영하는 한 여인의 직업은 예술가. 그녀의 작업실 내 대부분의 작품은 멧돼지가 대상이었다. 과거 쩌우족이 멧돼지를 사냥하던 지역에 마을을 이루었기에 이곳에서는 아주 친숙한 동물이다. 천천히 갤러리를 구경하는데 갑자기 택배상자에서 웬 옷을 한 벌을 꺼내 다짜고짜 입힌다. 쩌우족 전통의상을 토대로 그녀가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호텔 유니폼이었다. 진짜 쩌우족 앞에서 코스프레라도 하는 것 같아 손사래를 쳤지만, 막상 입어보니 갖고 싶다고 조를 만큼 편안하고 예쁘더라. 작업실에서 나와 향한 곳은 멧돼지 인형을 만드는 공방. 총 6명이 이곳에서 인형을 만든다. 작업과정은 철저히 분업화 되어있다. 한 곳에서는 나무를 깎고, 다른 쪽에서는 벌거벗은 멧돼지에 쩌우족 의상을 입힌다. 이 귀여운 예술작품들은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산 속에 사는 소수민족이라고 모두가 어렵게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철저히 편견이 낳은 오해. 또한 주거가 현대화됐고 상업적인 활동을 한다고 해서 새로운 삶에, 문명에 그들이 변해버렸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섣부른 판단이다. 족장의 꿈은 경제적으로 더욱 발전을 이뤄 모두가 라이지마을을 떠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사는 것이었으며 이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모두 밝고 순수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기자들을 졸졸 따라다니던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참 이국적인 외모라 생각했는데, 어머니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이란다. 그녀는 홀로 아리산을 여행 하다가 길을 헤메던 중 라이지마을에 도착했다. 그리고 쩌우족 남성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지금도 그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단다. 이런 동화 같은 표류기 혹은 러브스토리가 과연 21세기에도 존재할 수 있을지 싶지만 따스한 정이 넘치는 라이지마을에서는 현실이 된다. 산을 내려오는 동안 벌써부터 그들이 보고 싶어져 몇 번이고 코끝이 찡하도록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비가 내린 오늘, 구름 속에 가리워진 아리산이 더욱 애뜻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What to Eat in Taiwan

 

궁원안과
일제시대에 안과로 쓰인 건물을 과자점으로 바꾼 궁원안과. 타이중 여행에서 필수코스라 부를 수 있는 이곳은 음식만큼이나 예쁜 건물로 유명하다. 30분은 줄을 서있어야 입장이 가능한데,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다. 높은 건물과 천장을 가득 메운 책장이 포인트. 유럽 중세시대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예쁜 인테리어와 함께 과자들도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다. 궁원안과에 왔다면 반드시 맛봐야 할 일출 세트는 아이스크림에 다양한 토핑을 올린 것으로 타이완에서 유명한 펑리수를 아이스크림과 같이 즐길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디저트 카페가 있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아름다운 건물 안에서 즐기는 디저트는 더욱 달콤하다.

두샤오웨
타이난에 원조를 두고 있는 두샤오웨에서는 딴즈미엔을 맛볼 수 있다. 타이난의 대표적인 면 요리로 과거에는 어부들이 먹던 향토 음식이다. 어부가 국수를 만드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 들어간 재료는 많지 않다. 면과 고기를 조린 특제 간장소스 위에 새우를 얹은 것이 전부지만 깊은 맛을 자랑한다. 작은완자에는 간이 잘 배어있어 쌀밥 위에 소스만 얹어 먹어도 맛있다. 타이난 본점 두샤오웨의 특이한 점은 오픈 이후 한 번도 가마솥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 딘타이펑과 함께 소개될 정도로 유명하니 타이난을 간다면 반드시 방문해보기를.

춘수이탕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찻집으로 1983년에 개업해 현재 타이완 전역에 41개 지점이 있다. 모든 춘수이탕에는 공통점이 있다. 고객에게 최고 품질의 차를 제공하자는 것. 주 메뉴로는 전통적인 따뜻한 차, 달콤한 아이스 티 그리고 춘수이탕을 유명하게 만든 버블티인 전주나이차가 있다. 밀크티에 타피오카를 넣은 음료는 타이완 사람들을 비롯해 여행객에게도 사랑받는다. 쫄깃한 알갱이와 향긋한 차가 어우러지는 것이 전주나이차의 매력. 간단한 디저트도 판매한다. 타이중 시립미술관 내에 있는 춘수이탕 옆에는 전통 차를 다루는 추산탕이 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곳곳에는 예술가가 그린 그림과 서예들을 걸어 두었다.

 

맛있는 음식 찾아 타이완 여행하기
먹는 것이라면 모두 ‘오케이!’를 외치는 사람을 빼곤 여행 중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한 두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타이완에서는 걱정 하지 않아도 좋겠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음식들이라면 까다로운 미식가도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세울 테니 말이다.

방앗잎굴튀김
방앗잎과 굴을 함께 튀긴 튀김. 튀김 옷이 보슬보슬 부드럽다.
우리가 특유의 향 때문에 고수를 먹지 못하는 것처럼 타이완에서도 방앗잎을 못 먹는 사람이 많단다. 그러나 외국인의 입맛에는 잘 맞는다.

소고기피망볶음밥
평범한 음식을 찾고 있다면 볶음밥을 주문하도록. 사진은 계란과 밥을 함께 볶은 것에 소고기와 피망을 덮밥 식으로 올린 볶음밥이다. 밥알이 고슬거리거나 촉촉한 것은 집집마다 만드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

소고기고추볶음
소고기 육즙이 부드러운 볶음 요리로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의 인기 메뉴다. 파와 고추를 넣고 볶았지만 맵지 않은 것이 특징. 마늘, 파, 고추, 소고기를 한입에 먹는다면 다를지도 모르겠다.

타오찹쌀밥
원주민이 먹는 쌀밥 위에 타오라는 나뭇잎을 말아 만든 음식으로 잎을 벗겨 내고 먹으면 된다. 안에는 멧돼지고기, 찹쌀, 조를 잎으로 쌌다. 지역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는 다르지만 잎의 향이 충분히 배도록 찌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샤오룽바오
우육면과 함께 유명한 타이완 음식. 샤오룽바오를 파는 곳으로는 딘타이펑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시내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없는 곳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 가급적이면 따뜻할 때 먹도록 하자.

고수순두부튀김
화장품 같은 고수풀의 향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면 이 음식에 도전해 볼 것. 튀김옷 안에는 부드러운 순두부와 파, 고수가 있다. 간장 소스에 찍어 한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진다. 밥과 곁들이기에 좋은 튀김 요리.

돼지갈비탕수육
익숙하게 먹던 음식이 그리워졌을 때 주문한 타이완식 탕수육. 고기는 돼지갈비로 만들어져서 쫄깃하고 파인애플의 달콤함과 매콤한 소스가 잘 어우러져 맛있다. 철저히 한국식 입맛을 가진 기자에게 맛있었으니 한식 마니아라도 한 번쯤은 도전해보도록 하자.

우육면
타이완에서 우육면을 먹지 않고 오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다. 비슷한 재료를 쓰더라도 가게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 개인적으로 고급 호텔 레스토랑보다 타이난 시내 로컬 음식점에서 먹은 우육면이 더 입맛에 맞았다.

날치알양파샐러드
타이완 음식의 특징이 보이지 않는 샐러드지만 메인은 밑에 깔린 양파다. 헝춘의 특산물인 양파는 아삭한 식감으로 유명해 타이베이에서도 헝춘양파라고 하면 인정하는 분위기. 양파와는 별도로 고구마 사이 섞인 톡톡 터지는 날치알의 식감도 훌륭하다.

홍탕훠궈
일본에서는 샤브샤브, 중국과 타이완에서는 훠궈라 불리며 보글보글 끓는 육수에 고기와 채소를 살짝 데쳐 먹는다. 사진 속 홍탕은 고추기름이 가득해 잠깐 담갔을 뿐이라도 매운맛이 잔뜩 밴다. 타이완 일행이 국물을 마셔보라고 자꾸 권해 먹어봤는데 식사가 끝날 때까지 땀을 흘려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