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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체코] 도시분류 : [프라하]
기사제목
[COVERSTORY] 맥주 혹은 커피, 프라하에서 마시고 또 마시기
Czech Republic :: Drink in Prague Drink Beer or Coffee in Prague 맥주 혹은 커피, 프라하에서 마시고 또 마시기
이제는 체코의 국민적 문화가 되어버린 맥주 마시기. 플젠에서 일단 체코 최고의 맥주 맛에 길들여진 후 프라하에서도 그 황금빛 물을 보물찾기 하듯 찾아서 마셨다. 20세기 초 지식인들이 드나들었던 유서 깊은 카페에 앉아 과거의 프라하도 추억했다. 프라하에서 찾아낸 맥주와 커피 마시기 좋은 8곳. 글 함희선 기자 사진 임성훈, 함희선 기자 취재협조 체코관광청 한국사무소 www.czechtourism.com Kla.terni Pivovar 주홍빛 지붕에 매혹되어 높은 건물에 오르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천문시계 앞에서 목이 빠져라 시계바늘이 움직이길 기다리고, 또 500미터 남짓의 까를교 다리 위에서 몇 시간을 머물던 첫 번째 보통의 프라하여행. 두 번째 프라하는 남달랐다. 플젠에서 체코 최고의 맥주 맛에 길들여진 후 그에 버금가는 황금빛 물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니. 평범한 바에도 훌륭한 맥주들이 차고 넘치지만, 뭔가 ‘여기가 아니면 마실 수 없는 맥주’같은 비범함을 원하고 있었다. “특별한 맥주? 저기 저 언덕 위에 있는 스트라호프 수도원을 찾아가보시오.” 배가 불뚝 나와 한눈에도 맥주를 많이 스트라호프 수도원Strahovsky Kla.ter은 프레몽트레회Premonstratensian 수도원 중에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로 현재도 70명의 수도사들이 살고 있는 수도원으로서의 기능과 20만권의 장서와 3천권의 성경 필사본을 소유한 문학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블라디슬라브Vladislav 2세 때인 1142년에 건립되었다가 전쟁과 화재로 인해 파괴되어 본래의 모습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지금의 모습은 17-18세기에 재건 된 거라 수도원 건물에는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있다. 특히 철학의 방과 신학의 방으로 나뉜 수도원 내부의 도서관은 고딕스타일의 가구와 벽화로 아주 우아하고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서 할리우드 영화에도 여러 번 출연한 귀한 몸이시다. 모차르트의 인생을 다룬 <아마데우스>와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본드 시리즈 <카지노 로얄>, 조니뎁의 <프롬 헬>에서 바로크 스타일의 도서관이 멋지게 등장했더랬다. 수도원 구경을 경건하게 마쳤다면 같은 정원 안에 위치한 수도원 양조장Kla.terni Pivovar이 최종 목적지다. 13-14세기부터 맥주를 만들었다고 기록에 남아있지만, 1907년에 문을 닫았다가 최근인 2000년이 되서야 다시 오픈한, 오래되었지만 오래된 것 같지 않은 양조장이다. 담벼락 안에 비어홀 건물 2개와 작은 정원, 양조탱크가 단 2개 밖에 없는 아주 작은 브루어리로 양조장에 들어서면 홉의 씁쓸함과 맥주가 발효되는 묘한 향기가 감돈다. 이곳에서 탄생하는 맥주 브랜드는 성 노르베르트St. Norbert다. 영국에 역사를 두고 있는 6.3퍼센트의 인아 페일 에일인 IPA, 비엔나와 바바리아 스타일의 라거가 혼합된 5.3퍼센트의 세미 다크 라거 Amber, 19세기 뮌헨의 레시피를 그대로 차용한 5.5퍼센트의 다크 비어 Special Lager는 1년 내내 변함없이 맛볼 수 있고, 부활절, 여름, 가을, 겨울, 크리스마스 등 시즌에 따라 다른 맥주를 빚으므로 여러 번 찾아가도 다른 맥주를 맛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수도사가 만드는 맥주는 아니지만, 수도원 안에서 만드는 맥주라 기분이 색다르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구시가지에서 벗어난 한가로움과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프라하 풍경 감상은 가장 좋은 안주다.
Prague Beer Museum 맥주는 펍에서 마셔야지, 왜 박물관에 가야하는가. 아마 가이드북에서 명칭만 보고 나처럼 거부감을 느낀 이들이 있을 테다. 맥주의 역사를 전시해놓은 평범한 박물관일 것이라 치부하면서. 프라하 맥주 박물관은 사실 술을 파는 펍이다. 체코 전역에서 올라온 수 백 가지 맥주를 파는. 보통 펍보다 훨씬 긴 바에는 30개의 맥주 탭이 죽 이어진다. 이름 있는 대형 브랜드가 아니라 독특한 맥주 맛을 신선하게 생맥주로 맛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하는 곳. 프라하에 있는 대부분의 펍들이 제한적인 맥주를 선보이는 것에 비하면 반가운 소식이다.생맥주 종류만 30개라 메뉴를 보고 선택하는 것은 맥주전문가인 체코사람이라도 어려운 일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동안 체코에서 맥주 맛이야 워낙 다 좋아서 예쁜 라벨을 보고 골랐더랬다. 물론 한 번도 실패한 적은 없다. 추천하는 건 5가지 맥주를 조금씩 마셔볼 수 있는 비어 샘플러. 욕심이 있다면 맥주 10가지가 나오는 샘플러를 시킬 것. 0.15리터 글래스의 맥주가 나무로 된 쟁반에 담겨 나와 순서대로 음미하고 비교할 수 있다. 필스너, 다크 라거, 인디안 페일 에일, 잉글리쉬 페일 에일, 위트 비어, 라즈베리나 체리 맛의 맥주 등 다양하게 제공되니 선택은 바텐더와 상의하는 게 좋겠다. 특별하게 맥주 박물관을 위해 빚은 맥주도 하나 있다. 이름도 간단하게 ‘Prague Beer Museum’. 13도짜리 인디안 페일 에일로 쓴 맥아 맛이 많이 나고, 씨드러스, 파인, 알싸한 허브 맛이 한데 엉켜 입안에 감돈다. 홈메이드 프레츨, 소시지, 치킨 윙 등 맥주와 함께 먹으면 환상의 궁합인 안주들이 맛도 좋다. 우아한 쇼핑 아케이드는 루체르나Lucerna 궁전을 통과한다. 프라하에서 아름다운 건 역시 아르누보 스타일. 1920년에 전 대통령의 할아버지인 바츨라프 하벨Vaclav Havel이 디자인한 것으로 지금도 그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건축물이다. 아케이드 내부에는 극장, 영화관, 숍, 록 클럽, 카페,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눈에 띄는 건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말. 체코 출신의 엉뚱한 예술가 데이비드 체르니David .erny의 작품이다. 성 벤체슬라스St. Wenceslas가 혀를 내밀고 죽은 듯이 보이는 말 위에 앉아있는 모습인데, 체르니가 워낙 사고뭉치 작가인데다가 작품의 의미를 말하지 않는 터라 진짜 의미나 정체는 알 수 없다.카페 루체르나는 건축의 보석. 역시 아르누보 스타일로 편안하고 스타일리쉬한 카페다. 영화보러 가기 전에 들리기 좋아 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커피와 핫 초콜릿이 유명한데 그냥 음료수를 마시는 게 아니라 1920년대의 추억을 마시는 것 같다. 바츨라프 광장에 서서 보면 카메라 셔터가 한 방향으로 향한다. 아르누보 스타일의 노란 정면이 아름다운 그랜드 호텔 에브로파Grand Hotel 그랜드 카페 오리엔트는 세계에서 유일한 큐비즘 양식의 카페다. 역사는 19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1살의 요제프 고차르Josef Go.ar라는 건축가가 체코의 큐비즘 운동에 바친 아주 독특한 건축물. 2층 외벽 모서리에 검은 마리아 동상이 있어서 블랙 마돈나의 집이라고 불리는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큐비즘 체코 박물관으로 쓰인다. 참고로 말하자면 큐비즘은 입체파로서 직선과 기하학적인 무늬를 가장 큰 특징으로 한다. 피카소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될 거다.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같은 작품을 머릿속에 그려봐라. 그러면 큐비즘 건축물도 얼핏 상상할 수 있을 테다.신기한 건 건축뿐 아니라 가구, 도자기, 유리, 조명, 옷걸이 따위의 소소한 소품까지 모두 큐비즘 양식으로 디자인되었다는 거다. 나선형 계단도 독특하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카페는 1920년대 큐비즘이 시들해지면서 오랫동안 문을 닫았었다. 장장 80년 뒤인 2005년이 돼서야 다시 오픈을 했는데, 그 덕분인지 당시의 상징과 우아함이 그대로 보존되었다. 그랜드 카페 오리엔트의 분위기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유일한 감상이다. 진정으로 예술적인 레트로의 세계로 빠져든다. 커피와 함께 추천하는 메뉴는 ‘Kubisticky v.ne.ek’라고 부르는 큐비즘 스타일의 리스라는 의미의 전통적인 케이크. 가격은 다른 곳에 조금 비싼 편이지만, 세계 유일의 큐비즘 카페이므로 봐줄만 하다. 1 아르누보 스타일의 루체르나 궁전 안에는 고풍스러운 영화관이 있다. 오래전 그랜드 카페 하우스Grand Cafe House란 이름으로 유명했던 카페. 유대계 독일인 작가인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나 작곡가인 레오시 야나체크Leos Janacek 등 저명한 인사들의 아지트였다. 아르누보 스타일의 뽀얀 빛의 세라믹 벽타일과 모자이크로 이뤄진 천장은 1914년에 만들었던 오리지널 그대로로 숨이 막힐 듯 아름답다. 그런 공간에 하얀 턱시도를 입고 검은 나비 넥타이를 한 직원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은 마치 영화 세트장으로 뛰어든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20세기의 프라하를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는 장소다. 호텔 임페리얼 안에 자리한 카페 임페리얼은 미슐랭 별 2개를 받은 레스토랑으로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에 앉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인기가 좋다. 체코를 느낄 수 있는 홈메이드 스타일의 체코 퀴진을 선보여 여행자들에게 반드시 추천하는 곳. 프란츠 카프카의 책 한권을 챙겨들고 간단하게 커피와 페이스트리만 먹어도 그런 호사가 없다.
5 카페 임페리얼에서 선보이는 달콤한 디저트. Kavarna Slavia 1884년에 문을 연 카페 슬라비아는 프라하에서 가장 전통적이면서, 가장 유명한 카페. 창가 테이블에서 보면 블타바 강이 코앞에, 까를교와 프라하성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귀한 위치에 있어서가 아니다. 역사, 문화, 지식인들의 삶이 이뤄졌던 대단한 과거 때문이다. 국립극장이 바로 앞에 있으니 예부터 체코 문학가와 예술가들은 자연스레 카페 슬라비아에 모여 함께 예술을 논하고 인생을 이야기 했다. 시인이자 화가인 이르지 콜라시Ji.i Kola.도 이곳에서 시를 지었고,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야로슬라프 세이페르트Jaroslav Seifert도 여기서 글을 썼다. 체코 공화국의 1대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Vaclav Havel도 카페 슬라비아에서 시간을 보내고 에너지를 얻어갔으며 화가 빅토르 올리바Viktor Oliva는 <압생트 드링커>라는 훌륭한 그림을 그려내기도 했다. 또 20세기 체코의 대표 화가 얀 즈르자비Jan Zrzavy도 영감을 받아가는 등 많은 문예인들이 카페 슬라비아와 역사를 함께 했다. 체리나무와 오닉스를 사용한 인테리어가 우아하고, 천정은 1920년대 아르데코 양식으로 장식되어있다. 무엇보다 벽에는 카페 슬라비아를 자주 찾았던 유명인들의 흑백사진이 죽 걸려있다. 꽤 넓은 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빅토리 올리바가 그린 <Drinker of Absinth>, 체코 벨 에포크 시대의 작품인 ‘압생트 마시는 사람’ 앞이다. 압생트는 19세기의 화가, 소설가, 시인 등 가난한 예술가들이 즐겨마시던 술로 약간의 환각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삶이 힘들고 감성에 목말랐던 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단다. 고흐가 좋아했던 술로 자신의 귀를 자른 것도 바로 이 초록빛의 압생트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지 않은가. 알코올 도수가 80도에 이르는 압생트를 저 작품 앞에서 직접 맛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일 테다. 대단한 사람들이 거쳐 간 기운이 느껴져서인지 카페 슬라비아에 앉아있으면 커피 한잔에도 묘한 기분이 든다. 여행자로 잠시 들려가는 우리도 이곳에 있는 것 자체가 영감을 얻는 일이다. 매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는 백발의 피아니스트의 라이브 공연이 있어서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진다.
연인과 함께라면 반드시 호텔 파리스에서 잠들리라. 1904년에 지어진 5성급의 럭셔리하고, 프라하에서 가장 낭만적인 호텔 중 하나다. 겉은 네오 고딕스타일의 건축, 내부는 디자이너 파이퍼Pfeifer의 손길을 받은 세라믹으로 된 모자이크가 전형적인 아르누보 스타일로 호텔 내부를 아름답게 감싸고 있다.아르누보의 정수를 보려면 아르누보 양식의 대표화가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의 작품에도 등장했던 파리 출신의 배우 사라 베르나르Sarah Bernhardt의 이름을 따서 만든 레스토랑에 가야한다. 파랑색 모자이크, 금으로 장식한 조명, 푸른색 소파, 화려한 벽거울 등 20세기 초에 프라하를 휩쓸었던 ‘아르누보’가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일단 실내로 몸을 옮기자마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호텔 안에는 파리지앵의 카페를 연상시키는 카페 드 파리스 있다. 1920년대 초반의 프라하 분위기를 흠뻑 누리면서 커피를 마시기 좋다. 다양한 메뉴 중에서도 추천하는 건 홈메이드 파리 케이크Paris cake.
1 아름다운 호텔 드 파리스 전경. Information General 개요 유럽 중부에 위치하고 있는 내륙 국가. 북쪽으로 독일과 폴란드, 서쪽으로 독일, 남쪽으로 오스트리아, 동쪽으로 슬로바키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요인으로 과거 주변국의 잦은 침략을 받기도 했다. 한반도 면적의 3분의 1 크기에 달하는 체코의 국토는 크게 동쪽의 모라비아 지방과 서쪽의 보헤미아 지방으로 구분되며, 보헤미아 지방의 가운데로 남북을 가르는 블타바 강이 흐른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로부터 독립하였으며 체코인과 슬로바키아인이 합친 체코슬로바키아 상태로 있다가 1993년 1월 1일 평화적으로 서로 분리 독립했다. 현재 국가의 정식 명칭은 체코 공화국The Czech Republic. 인구는 약 1천만 명으로 수도는 프라하이고, 주요 지방 도시로는 브르노와 오스트라바가 있다. 언어 체코어를 사용한다. 러시아어, 폴란드어, 슬로바키아어와 언어구조가 비슷한 체코어는 1천2백만 명이 사용하는 언어로 보헤미아, 모라비아, 슐레지엔, 체코, 슬로바키아에서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다. 프라하같은 대도시의 호텔이나 관광지에서는 영어와 독일어가 통용된다. 시차 한국보다 8시간 느리다. 4월부터 9월까지는 서머타임제 적용으로 시차가 7시간이 된다. Visa 한국인은 쉥겐지역 90일 무비자 협정에 따라 여행을 목적으로 체코에 입국할 경우 비자가 필요 없다. Airline 체코항공과 대한항공에서 수도 프라하로 가는 직항 항공편을 주 8회 운항하고 있다. 체코항공은 월, 목, 금, 일, 대한항공은 화, 수, 금, 토. 인천에서 프라하까지 소요시간은 11시간, 프라하에서 인천까지는 9시간 30분 소요된다. 특히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의 표지판과 안내가 체코어, 영어, 러시아어 다음으로 한국어로 제공되기 때문에 더욱 편리한 여행이 가능하다. Accommodation Hotel Angelo Plze. 안젤로 호텔 플젠은 도시 플젠을 대표하는 필스너 우르켈 양조장 바로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는 4성급 호텔. 기차역과 관광지가 모여 있는 구시가지와는 걸어서 10분 거리로 여행을 위한 최적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룸, 조명, 소파, 벽지, 카펫 등에 노란색과 빨간색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2015 ‘유럽 문화의 수도’ 플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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