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눈물같은 비가 하얗게 내리던 날, 미리내 성지 경당 앞의 소나무는 푸르게 빛났다. 경당앞에 위치한 십자가가 새겨진 석묘 위, 물기를 머금은 채 까맣게 펼쳐진 책 모양의 비석이 이 곳이 김대건 신부가 안장되어있는 곳이다. 벽에 걸린초상화 속 김대건 신부의 똑똑한 눈빛과 뚜렷한 이목구비. 불과 25세의 나이에 순교의 길을 걷게된 그에 대한 안타까움이 절로인다.
한국 최초의 성직자
김대건 신부는 1821년에 태어나 긴 유학 생활 끝
에 사제 서품을 받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이다.
16세에 나라를 떠나 마카오에서 유학을 하고 다시
고국으로 들어오는 데만 10년, 고국에들어오기 직
전 사제 서품을 받아 한국 최초의 성직자가 되었
다. 하지만 박해의 시대에 받은 신부라는 직함은
그 자체로 고난의 가시관이었다. 결국 그는 신부
로서의 역할을 1년도 채우지 못한채 3개월여의 옥
중 생활과 잔인한 문초 끝에 새남터에서 순교하게
된다.
미리내에 펼쳐진 불빛
원래 국사범의 시체는 3일 후에 연고자가 찾아가 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김대건 신부의 경우에는 장례마저 막은지라 순교 후 40일이 지나서야 겨우 김 신부를 돕던 한 신자에 의해 이곳 미리내로 옮겨지게 되었다. 이런 역사를 가진 이곳 미리내는 원래 박해시대 때 경기도와 충청도 신자들의 교우촌으로 형성된 곳으로 그들이 피운 불빛이 깊은 밤중에 보면 은하수처럼 보인다고 해서 은하수의 순 우리말인 미리내라는 이름을 가지 되었다.
한국 최초의 성직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