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9 베이스 브라운 Base Brown 기지

남극 연구기지 탐험도 예약 넘쳐

이른 아침 흙갈색 건물들이 서너 개쯤 듬성듬성 어설프게 서 있는 아르헨티나의 베이스 브라운 Base Brown 기지에 도착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두 나라 모두 남극대륙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위치의 나라들인지라 남극대륙에는 미국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작은 연구기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곳 베이스 브라운 기지도 그중 하나로 규모가 아주 작은 이곳 연구기지에는 상주하는 연구원들이 없고 필요 시 잠정적으로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참고로 남극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킹 조지 섬에는 우리나라의 극지연구소인 세종기지를 위시하여 제법 큰 제트 항공기도 이착륙이 가능한 공항을 소유하고 있는 칠레기지와 아르헨티나 기지, 독일 기지가 있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아름다운 러시아 정교회가 앙증맞게 서 있는 러시아 기지 등이 이곳에 옹기종기 흩어져 모여 있다.

킹 조지 섬의 칠레기지 공항까지는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 공항이나 칠레의 푼타아레나스 공항을 이용할 수가 있는데, 언젠가 남미 크루즈 여행 당시 선사의 푼타아레나스항 기항지 선택 관광 프로그램으로 당일치기 남극 관광을 한 경험이 있다.

이때는 탑승인원이 겨우 40명 정도 가능한 작은 항공기로 비행시간도 편도 3시간 30분 소요된다. 당시에는 킹 조지 섬의 칠레기지만을 서너 시간 둘러보는 짧은 맛보기 남극 여행이었는데도 20여 년 전에도 300만 원 정도 하는 고가의 당일치기 여행상품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고가의 여행상품인데도 신청자가 너무 많아서 출국 훨씬 전에 사전 예약해두지 않으면 좀처럼 차례가 오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어렵게 예약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날씨 변덕이 심한 남극에 조금 강한 바람이 분 다거나 또는 폭설이 내린 다거나 하면 예약이 자동 취소되어 잔뜩 기대했던 여행객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기곤 했다.

반가운 윌리엄 허버 사장과의 재회

이번 남극대륙 크루즈 여행을 함께 한 250여명의 승객들 중에는 상당수가 독일 등 유럽 사람들이었고, 동양 사람이라고는 우리 일행 외에 미국에 거주하면서 여행업에 종사하는 중국과 홍콩인들이 약간 명이었다. 이들은 이번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후티루틴 선사의 미주지역 판매담당 사장인 윌리암 하버William Harbour 씨의 인솔 하에 팸투어에 초청받아 참가한 여행사 사장들과 직원들이었다.

필자 회사에도 몇 차례 방문한 적도 있는 하버 사장은 2년 전에 후틴루틴 선사에 조인하였고, 전에는 세계 최대의 크루즈선사 인 카니발 그룹 크루즈 선사의 중국, 일본, 홍콩, 한국 등 아시아지역 판매담당 부사장이었다. 필자와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국제크루즈 포럼 등 각종 크루즈 관련 모임에서 만나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또 필자 회사와 윌리엄 하버 사장과의 인연으로 필자 회사가 120년 역사를 자랑하며 북극부터 남극까지 세계 구석구석을 항해하는 다양한 일정을 갖고 있는 노르웨이의 크루즈 선사 후티루틴의 한국 총판(G.S.A)을 갖게 되었다. 이런 하버 사장을 이곳 멀리 남극대륙을 탐험하는 크루즈선에서 만났으니 무척 반가웠고 둘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선내에서 자주 부딪치며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많은 담소를 나눌 수가 있었다.

이곳 베이스 브라운 기지에는 정말 아주 작은 남극 유일의 박물관이 있다. 말이 박물관이지 박물관이라고는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물론 관리하는 사람도 없다. 박물관 입구 테이블 위의 방명록에는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의 일필휘지가 빽빽이 적혀있다. 필자도 이 먼 곳까지 왔으니 멋지게 한 줄을 남겼다.

“롯데관광 크루즈 사업본부장 안민호 이곳을 다녀가다~~~^^”

Day10 다모이 포인트Damoy Point, 도리안 베이Dorian Bay

빙하 속에 묻힌 고래잡이 포경선

오늘은 남극대륙의 또 하나의 과거 고래잡이 어항인 도리안 베이Dorian Bay의 다모이 포인트Damoy Point에 기항했다. 오전에만 텐더 보트를 타고 크루징 하면서 산적해 있는 빙산들과 빙하들을 둘러보며 탐험하는 날이다. 다모이 포인트도 역시 과거에는 이곳이 유명한 고래잡이 명소였고, 지금도 이곳에 오면 언제나 고래들이 분수처럼 물을 뿜으며 유영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이곳에는 100여 년 전인 1915년 고래잡이 철선이 선내 파티 중 화재가 발생하여 침몰했지만, 다행히 선원들은 인근에 있던 다른 고래잡이 포경선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전원 구조되었다. 고래잡이배는 완전히 전소하여 앙상하게 철재 뼈대만 남은 채 좌초한 상태로 잔해만 남아 있어서 흉물스러운 처참한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Day11 빌헬미나Vilhelmina 빙하

Day12~13 드레이크 해협Drake Passage 통과

남극의 석양이 보여준 감동의 해피엔딩

어제 오후 빌헬미나 빙하지역 탐험을 끝으로 남극 탐험 관광을 마친 미드나솔 호 크루즈선은 아침부터 다시 악명 높은 드레이크 해협에 들어선 후 거친 파도를 헤치며 처음 출항했던 우수아이아 항을 향하여 힘차게 항해 한다.

여행께나 했다고 여기는 필자도 그랬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극대륙 하면 언제나 영하 수십 도의 강추위에 맑은 날 없이 항상 눈보라 치는 침침한 날씨를 상상해왔다. 하지만, 남극의 여름철(11월~3월)은 정말 그리 춥지도 않고 바람도 강하지 않은 우리나라 겨울같은 춥지 않은 날씨라고 하겠다.

 또한 남극에서의 잊지 못할 장면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아주 멋진 석양이 보여주는 붉은 노을이 장관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에서의 석양은 물론 세계 곳곳의 저녁노을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아름답고 멋진 장관을 연출하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빼어나게 아름다웠던 석양은 언젠가 메콩강 리버크루즈 여행 때였다.

메콩강가에 높다랗게 줄지어 서있는 포풀라 나무 위로 온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어 놓은 메콩강에서의 석양이 당시 함께 했던 일행 모두의 넋을 빼어 놓았는데 이곳 남극에서의 석양도 여행객 모두로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Day14 우수아이아 항에서 하선

그래도 우리의 뱃멀미약이 최고!

이제 남극대륙 탐험 크루즈 여행의 마지막을 앞두고 빌헬미나 빙하 관광을 끝으로 다시 꼬박 3박 4일 동안(남극 올 때는 2박 3일 항해) 다시 또 엄청난 뱃멀미로 고통 받으며 악명 높은 드레이크 해협을 건너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일행 모두가 걱정이 태산 같았다.

지난번 우수아이아 출항 시에는 선내에서 구입한 뱃멀미 예방약을 복용하였으나 별 효과를 못 보았지만, 다른 일행들은 각자 서울에서 출발하면서 준비해온 멀미약을 복용하였으나 역시 필자보다도 더 심하게 뱃멀미로 고생을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부산항 크루즈 터미널에서 뱃멀미 예방약으로는 최고 처방이라는 ‘징코민액’ 드링크와 ‘귀밑에 정’(붙이는 페치가 아니라 알약)을 저녁 식사 후 나누어 주고 시음토록 권하였다.

효과는 기대 이상 대단하여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10미터가 넘는 엄청난 파도가 금방이라도 크루즈선을 집어삼킬 듯 심하게 흔들어 댔지만, 3박 4일 동안 큰 고통 없이 모두들 식사도 꼬박꼬박 챙겨 먹고 나름대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무사히 우수아이아 항에 기항했다.

이제 우수아이아항에서 하선 수속 후에는 다른 외국인 크루즈 승객들은 대부분 지난번 브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이곳에 올 때와 같이 선사가 제공 하는 전세항공기 편으로 브에노스 아이레스로 향한 뒤 각자 해산이지만 우리 일행은 이곳 우수아이아 공항에서 새로 시작되는 세계 최고의 절경이라고 할 수가 있는 5박 6일간의 파타고니아 관광을 위하여 곧바로 칼라파테 공항으로 향하여야만 했다.

Information

✚ 후티루틴Hurtigruten

후티루틴 선사는 금년과 내년에 새로 승객수가 550명인 25,000톤급의 최신식 장비를 갖춘 아문젠 호MS Amunsen와 난센 호MS Nansen가 처녀취항 한다.

 

✚ 남극 탐험 크루즈선 미드나솔MS Midnatsol 호 승선 시까지 일정

인천 국제공항 출발 후→ L.A. 공항(11시간 소요)/경유→ 리마 공항(9시간 소요)/환승 수속 → 브에노스 아이래스 공항 도착 후(4시간 30분 소요)/호텔 1박 → 브에노스 아이래스 공항 출발(후티루틴선사 제공 전세기편으로) → 우수아이아 공항 도착 후(3시간 30분 소요) 간단한 우수아이아 시내 선택 관광 → 우수아이아 항으로 이동하여 크루즈 선 미드나솔 호 승선 수속 후 → 남극 탐험 크루즈 출항

 

<후티루틴 선사의 미드나솔 호 남극탐험 크루즈 항로>

 

✚ 미드나솔MS Midnatsol호의 남극 탐험 크루즈 여행 일정

  우수아이아 항 출항 → 드레이크 해협(Drake Passage) 통과 → 하프문(Halfmoon Island) → 웨일러스 베이, 디셉션 아일랜드(Whalers Bay, Deception Island) → 오른 하버(Orne Harbour) → 커버빌 아일랜드(Cuverville Island) → 브라운 기지(Base Brown) → 다모이 포인트, 도리안 베이(Damoy Point, Dorian Bay) → 윌해르미나 빙하(Wilhellemina Gracier) → 드레이크 해협(Drake Passage) 통과 → 우수아이아 항 기항 후 남극 탐험 크루즈 여행 종료

 

<후티루틴선사의 미드나솔호 남극탐험 크루즈 항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