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퀘스천 

Q. 자칭 맥주 마니아입니다. 2020년에는 오로지 맥주를 테마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맥주로 유명한 전 세계 도시를 추천해주세요.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김영)

A. 맥주를 마시러 떠나는 여행이라니 생각만 해도 속이 시원해지는 여행이네요. 김영 독자님의 여행 취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처음으로 추천하는 나라는 헝가리에요. 과일로 만든 브랜디가 유명하지만, 부다페스트는 또 크래프트 맥주가 뜨고 있거든요. 이 도시에 있는 브루어리와 바들은 헝가리 맥주를 맛 보이기에 아주 열정적입니다. 그 중에서도 '레드펠솝 비어오사그'를 추천합니다. 

탭 맥주가 10종류가 넘고, 병에 담긴 크래프트 맥주의 종류만 150개에 달한답니다. 혹시 크래프트 맥주에 관심이 많다면 동유럽 국가인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 가보세요. 폴란드의 바르샤바도 마찬가지이고요. 사실, 맥주 하면 벨기에를 가장 먼저 언급했어야 했죠.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맥주의 나라니까요. 

국토는 작지만 맥주의 역사만큼은 어마어마해요. 수도 브뤼셀에서 바 호핑을 하면서 온갖 맥주를 맛보는 일에 신이 날 겁니다. 독일 또한 맥주를 언급할 때 두말 하면 입이 아프죠. 베를린에는 '비어 러버'를 위해 만들어진 지도와 투어 프로그램도 있다고 해요. 중국의 맥주 소비량이 대단하다는 건 놀랍지 않겠죠? 

인구가 많으니까요. 힙한 중국 스타일로 맥주를 즐겨보고 싶다면 상하이를 권합니다. '박싱 캣 브루어리'는 도시에 브루 펍을 3개 지점이나 갖고 있는데, 샘플 맥주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아요. 상하이에는 트렌디하고 분위기 좋은 맥주 펍이 진짜 많으니 밤을 즐기고 싶다면 추천해요. 그럼,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꼭 가봐야 할 3곳을 소개할게요. 

마인주의 포틀랜드는 맥주 마니아의 머스트 리스트에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애쉬빌 역시 독립적인 크래프트 맥주 역사가 긴 곳입니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그린 맨 브루어리'가 1997년부터 운영되고 있고요, '더티 잭'은 라이브 뮤직을 들으면서 맥주 마시기에 괜찮은 장소에요. 미시간주의 그랜드 래피즈는 작은 도시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가 '비어 시티'라고 불린답니다. 약 80개의 브루어리를 찾아볼 수 있어요.  

여병구 편집장

Q. 오랜 기간 힐링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인도네시아 우붓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이해연)

A. 발리 섬의 고지대에 자리한 ‘우붓’은 독특한 매력으로 가득한 지역이에요. 아름다운 풍경은 당연하고, 활기찬 아트 씬, 풍요로운 문화, 라이프스타일 스팟 등 규모는 작지만 호기심을 끄는 요소가 여기저기 많죠. 요가부터 쇼핑까지 단 며칠만으로 하고 싶은 것을 다 누리기에는 아쉬운 여행지입니다. 이해연 독자님의 계획처럼 여행 기간이 조금 긴 편이 좋아요. 우붓에서도 꼭 가봐야 할 곳들이 있는데요, ‘테갈라랑’의 계단식 논이 여행자들에게 큰 인기입니다. 

포토제닉할 뿐더러 상징적인 장소이지요. 맑고 푸른 하늘과 키 큰 야자수 나무, 그리고 울창한 열대우림까지 마치 엽서 속의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해요. '몽키 포레스트'는 울창한 숲이면서 동시에 수백 마리의 원숭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곳이랍니다. 탑처럼 솟아오른 나무들과 전통적인 조각상들 사이를 산책하다 보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자전거에 올라타 우붓을 둘러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열대의 푸르름과 강렬한 태양을 즐겨보세요. 작은 마을의 골목들을 돌며 독자님만의 풍경과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더불어 절대적으로 유명한 게 하나 있죠. 요가입니다. 우붓에 자리한 요가 스튜디오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요가와 더불어 비건 채식 요리 또한 우붓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어요. 평소 채소를 싫어했더라도 새해를 맞이해 건강한 음식을 한번 시도하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또 박물관과 갤러리가 의외로 눈에 띕니다.

 '아궁 라이 뮤지엄 오브 아트'와 '네카 아트 뮤지엄'이 그 중 대표적이죠. 우붓에도 랜드마크는 존재해요. 문화적이고 영적인 기운을 내뿜는 곳들인데요, '우붓 로얄 팰리스'와 '푸리 사렌 아궁'이 가장 유명합니다. '고아 가자'와 '티르타 앰풀'과 같은 사원도 빼놓지 말고 가보세요. 마지막으로 여행에서 쇼핑은 절대적인 액티비티죠. 무언가 사려고 계획했다면 ‘아트 마켓’이 어떨까요? 조각, 그림, 옷 등 우붓의 아티스트와 공예가들의 핸드메이드 작품을 소장할 수 있으니까요.

전준호 기자

Q. 괜한 상상과 기대일까요? 영화 로케이션 따라 떠나는 여행을 동경합니다. (경북 경주시 사정동, 박정태)

A. 박정태 독자님의 말처럼 영화 로케이션은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요. 그 자체가 아름답거나 대단한 이야기를 품고 있기도 하고, 또 영화에서 그려진 장면들을 상상하며 따라가는 재미가 있으니까요. 예를 들면, <반지의 제왕>의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는 뉴질랜드가 있죠. 이 영화 속에 그려진 광대한 풍광을 직접 마주하고 싶은 전 세계의 여행자들이 뉴질랜드를 동경하고 있고, 또 방문하는 걸 주저하지 않아요.

 '호비튼'의 세트장이 마타마타에 있는 봉긋한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프로도와 빌보의 집이 여전히 남아있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해요. '통가리로 국립공원'은 마운트 둠과 모르도르로 영화에서 등장했죠. 골룸이 반지를 숨긴 '미스티 마운틴'은 남섬과 써던 알프스에서 촬영되었다고 해요. 저도 이 장면들을 직접 보기 위해 뉴질랜드를 늘 버킷리스트에 올려두고 있답니다. 일찍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을 맡았던 영화 <더 비치>로 인해 태국의 '피피 섬'은 몸살을 앓기도 했죠. 

영화와 똑같이 정말 숨막히는 바다 절경으로 여행자들을 취하게 만들어요. 하와이의 '카우아이 섬'은 <쥬라기 공원>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합니다. 마치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듯한 환상적인 자연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섬이랍니다. 혹시 로맨틱한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클래식한 사랑 영화 <노트북>을 촬영한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가보는 것도 좋겠어요. 

저는 사실 <맘마미아>를 감명 깊게 본 후 그리스의 작은 '스코펠로스 섬'에 가보고 싶어졌답니다. 아쉽게도 직접 방문한 여행자들이 남긴 후기를 읽어보니 영화 속의 모습과는 굉장히 다르다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언제가 꼭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입니다. 남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가 아닌, 박정태 독자님이 평소 즐겨봤던 영화의 촬영지를 찾아보는 걸 권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영화에서 익숙하게 느낀 장소를 눈앞에서 마주하는 재미를 맛봐야죠. 그 중에서도 애정하는 장면이라면 더욱더 특별하게 느껴질 테니까요!

박지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