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ffith Observatory
여전히 잊히지 않는 그리피스 천문대의 로멘틱 댄싱

할리우드산(Mount Hollywood) 남사면에 있는 별 관측소로 건축가 존 오스틴(John Austin)과 프레더릭 애슐리(Frederick Ashley)가 아르 데코(Art Deco) 양식으로 지었다. 과거 이곳의 유지였던 그리피스(Griffith) 대령이 1896년 천문대와 전시장 시설 용지를 로스앤젤레스시에 기부했고 최초 그의 이름을 딴 그리피스 공원이 세워졌다. 사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영화 <라라랜드>가 큰 역할을 했다.
에디팅 편집부 글과 사진 이두용 트래블 인플루언서

영화 <라라랜드>를 완성한 그리피스 천문대

그렇다면 다음 코스는 영화 라라랜드의 명장면으로 떠난다. 영화 포스터에 턱! 하고 들어간 것은 물론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히는 야간 댄싱 장면을 촬영한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다. 이곳은 영화에서도 야간의 모습만 등장했던 터라 밤에 가면 좋다고 들어서 저녁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출발했다. 하지만 그 정보는 나만 알고 있는 게 아니었다. 가로등 하나 없는 캄캄한 언덕길을 따라서 올라 저 멀리 천문대가 보이는가 싶더니 야광봉을 든 주차요원들이 도로 아래로 내려가서 차를 대라고 알려준다. 그곳에서부터 1km 넘게 길옆으로 주차돼 있다.

그런데 요원이 있는 곳에서도 가파른 언덕을 800m 정도 올라가야 한다. 차를 대놓고 걸어 올라갈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 숲으로 둘러싸인 곳에 도로만 하나 있는데 가로등 하나가 없어 차에서 내리는 사람마다 휴대폰 불빛을 켜 든다. 신기한 건 그와 중에도 간격을 두고 주차정산기가 설치돼 있다. 워낙 명소니까 당연한 일이지만 가로등이라도 설치했다면 덜 아쉬웠겠다. 주차 정산을 하고 부리나케 걸어서 언덕을 올랐다. 저 멀리 어둠에서도 작은 빛을 내는 원형 지붕 건물이 보인다. 그리피스 천문대다. 그러고 보니 별을 관측하는 곳 주변에 가로등을 여럿 설치하면 빛 간섭 때문에 정확한 측정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곳은 할리우드산(Mount Hollywood) 남사면에 있는 별 관측소로 건축가 존 오스틴(John Austin)과 프레더릭 애슐리(Frederick Ashley)가 아르 데코(Art Deco) 양식으로 지었다. 과거 이곳의 유지였던 그리피스(Griffith) 대령이 1896년 천문대와 전시장 시설 용지를 로스앤젤레스시에 기부했고 최초 그의 이름을 딴 그리피스 공원이 세워졌다. 이후 그의 뜻에 따라 1935년 5월 천문대가 들어섰다. 별을 관측하는 시설이지만 사실 로스앤젤레스 전경을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손꼽혀 밤낮없이 사람이 찾는다.

라라랜드에 이끌려 왔지만 알고 보니 미국의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이미 유명하다고 한다. 제임스 딘(James Dean)의 <이유 없는 반항>을 비롯해 <레밍턴 스틸>, <심슨 시리즈>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야심한 시간이라 건물 외관은 잘 안 보이지만 탁 트인 하늘 아래 로스앤젤레스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말 가슴이 뻥하고 뚫리는 기분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본 미래도시의 느낌도 있다. 이곳 어딘가에서 도심의 야경을 뒤로하고 가로등을 조명 삼아 라라랜드의 커플은 아름다운 춤을 췄다. 어디에선가 영화의 OST가 흘러나올 것 같다. 잔잔히 로스앤젤레스의 밤이 물들고 있었다.
“로스앤젤레스 서쪽에 있는 브렌우드(Brenwood) 언덕에 조성된 대단위 시설인 게티센터는 석유 재벌이었던 장 폴 게티(J. Paul Getty)가 구두쇠로 살다가 죽으면서 그가 전 세계를 돌면서 모은 예술품 컬렉션과 7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재단에 기부했는데 그 유산과 돈으로 완성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