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N T H E C O V E R

수도 파리는 프랑스라는 브랜드의 심장이라고 하면 정답에 가깝다. 파리 역시 상징성으로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으니 말이다. 파리는 세계 최고의 패션·예술 도시로 늘 많은 사람으로 넘쳐난다. 16세기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카를 5세는 ‘파리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라고 말했다. 각 나라의 대도시가 저마다 소우주를 이루고 있지만, 특히 파리에는 인간이 꿈꾸는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의미였다고 한다. 파리 중심엔 에펠탑이 우뚝 서 있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로마의 ‘콜로세움’, 파리의 ‘에펠탑’만큼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도 없다. 파리를 찾는 관광객들은 에펠탑과 함께 멋진 추억 하나씩을 꿈꾸며 날아온다. 나 역시 파리에 올 때마다 에펠탑이 근사하게 보이는 풍경을 찾아 다녔다.

글과 사진 이두용 트래블 인플루언서

 

Romantic Production Plant of the World, Paris

세계인의 낭만 생산 공장, 파리

 

프랑스 파리를 추억하면 ‘낭만’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10여 번 넘게 찾았지만 몇 번을 가도 설렘이 줄지 않았다. 명소는 물론 좁은 골목을 걸어도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을 선물하는 곳. 언젠가 1년 정도 여유가 생기면 반드시 파리지앵으로 살아보리라 다짐한 적이 있다.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누군가 만나지 않아도, 다른 도시를 다녀보지 않아도 좋을. 파리는 이곳에 머무는 순간 한없는 낭만을 생산하는 공장 같다고 느꼈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상대라면 이미 감정의 깊이는 그 밑천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마음을 주기 어색한 순간이야말로 사랑의 감정이 무한대로 열리는 순간이다”

에펠탑을 처음 본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하지만 머지 않아 전 세계인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자마자 사랑의 감정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진정한 사랑을 외면하게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Eiffel Tower
에펠탑, 명실상부 프랑스의 상징

프랑스는 국토 면적이 5,490만8,700㏊로 서유럽은 물론 EU에서도 가장 넓다. 유럽 전체에서도 세 번째로 큰 나라다. 한국과 비교하면 5배 정도 크다. 하지만 국토 면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브랜드파워와 에너지가 있다. 에르메스나 샤넬에 적혀 있는 ‘Made in France’라는 문구가 명품 중의 명품을 대변하듯 프랑스는 나라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집착하는 에펠탑
수도 파리는 프랑스라는 브랜드의 심장이라고 하면 정답에 가깝다. 파리 역시 상징성으로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으니 말이다. 파리는 세계 최고의 패션·예술 도시로 늘 많은 사람으로 넘쳐난다. 16세기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카를 5세는 ‘파리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라고 말했다. 각 나라의 대도시가 저마다 소우주를 이루고 있지만, 특히 파리에는 인간이 꿈꾸는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의미였다고 한다.

파리 중심엔 에펠탑이 우뚝 서 있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로마의 ‘콜로세움’, 파리의 ‘에펠탑’만큼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도 없다. 파리를 찾는 관광객들은 에펠탑과 함께 멋진 추억 하나씩을 꿈꾸며 날아온다. 나 역시 파리에 올 때마다 에펠탑이 근사하게 보이는 풍경을 찾아다녔다. 계절 별로 그랬고, 아침과 저녁, 새벽을 구분하며 그랬고, 비가 오는 날과 맑은 날, 눈이 오는 날을 달리하며 그랬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명물이지만 에펠탑이 처음부터 주목을 받으며 애정의 대상이었던 것은 아니다. 에펠탑은 프랑스혁명 100주년이던 1889년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 때 구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이 설계해서 세웠다. 건립될 당시 약 300m의 높이로 1930년 크라이슬러 빌딩의 완공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층 건물이었다. (꼭대기에 첨탑, 안테나가 덧붙여져 실제론 320m 이상이다) 당시엔 169m의 구조물인 워싱턴 기념탑과 161m의 건축물인 ‘울름 대성당Ulmer Münster’이 세계 최고의 높이를 뽐내던 시절이라 에펠탑의 등장은 충격이었다. 세상에 없던 높다란 철골 구조물은 착공 당시 흉물스럽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학적, 건축적 측면에서 많은 반대를 받았다.

감각이라곤 1도 없는 디자인에 그저 높이만 세계 최고라니, 파리 어디에서든 흉측한 몰골을 감상해야 하는 시민들에게 환대받을 리 없었다. 이런 이유로 에펠은 건축물을 세우기 위한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자신의 재산을 쏟아부으며 최초 20년간 보존하고 철거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따냈다. 그리고 25개월 만에 파리 한복판에 거대한 마천루를 세운다. 이후 여러 번 반전이 이어지며 에펠탑은 파리는 물론 프랑스 국민의 사랑을 받는 건축물로 거듭났다. 덕분에 에펠은 3년 만에 투자비 이상의 수익을 냈고 에펠탑은 세계 최고의 상징물로 급부상하기에 이른다.

에펠탑은 내부에 3개의 전망대를 갖추고 세계인을 맞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파리 시내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에펠탑 전체를 조망하고 싶다면 센강 건너편 사요 궁전의 테라스가 명당이다. 도심과 어우러진 에펠탑을 보기 원한다면 개선문 꼭대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정해진 명당이 아니어도 거리 곳곳에서 가려진 건물이나 나무와 어우러진 에펠탑의 반쪽짜리 모습도 한 폭의 그림이다. 높은 건물이 거의 없는 도시에 우뚝 서 있어 맑은 날, 흐린 날, 안개가 낀 날 등 기상의 변화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야간에는 시간대별로 조명을 밝혀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내가 파리에 올 때마다 에펠탑에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다.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노트르담Notre-Dame 성당이 있는 노트르담 지하철역에서 내려 성당을 구경하고 센강을 따라 걸으며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에 등장했던 퐁네프 다리 Pont-Neuf Bridge를 비롯해 여러 개의 다리를 지나 에펠탑까지 오는 것을 추천한다.

<더 자세한 내용- 2020년 5월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