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tar Doha
페르시아만의 마법램프, 도하

8년 전 첫 방문했던 도하에서 느꼈던 감동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한 용감한 도둑이 욕심 많은 술탄의 보석을 훔쳐 다가 마법의 양탄자에 뿌려 놓고 어두운 밤하늘을 의기양양 날아다니는 듯했던 카타르 도하의 새벽녘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여러 중동을 다녀봤지만 카타르의 도하만큼 길게 또는 짧게 머물러도 느껴지는 흥미와 감동의 깊이는 페르시아만을 닮았다고 하면 너무 심한 과장일까? 사막과 페르시아만 그리고 역사와 전통이 한 가득 담긴 마법램프를 슬슬 문질러 볼 때이다.
글과 사진 여병구 편집장 취재협조 카타르항공

 “그 동안 카타르의 도하를 스톱오버로 즐겼던 사람들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재방문을 하고 오롯이 몇 밤을 지내게 된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중동의 여느 나라와 비슷한 오일달러의 영광 아래 세워진 그저 비슷한 부국으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라비아 해를 끼고 하늘과 하이파이브 하 듯 사막 위를 맹렬히 질주하는 사파리 투어의 위용, 카타르의 전통적인 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카타라 문화마을, 한번 먹으면 놓을 수 없는 양꼬치 구이 등의 환상적인 식도락, 하늘과 바다 그리고 육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액티비티와 쇼핑 등을 경험한 사람들은 금세 페르시아 해를 붉게 만드는 낙조 아래 꼼짝없이 베드윈족이 되고 만다.”

 

서아시아 중동에 위치한 카타르의 도하의 이미지는 늘 신비로운 세상이다. 특히 유독 도하의 이미지만 그렇다고 하면 다른 중동 지역에 대한 차별이라 생각하겠지만 벌써 3번째 방문임에도 그 작은 나라의 무엇이 그렇게 좋았는지 신비롭다고 말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 스케줄 때문에 항상 새벽에 도착하게 되는 도하의 모습은 잘 정돈된 잔디밭에 마치 반딧불이 모여 수다라도 떠는 듯하다. 특히 이색적인 것은 2022년 월드컵이 11월 21일~12월 18일까지 월드컵 사상 최초로 겨울에 개최된다는 사실이다. 평균 40도를 육박하고 습도도 높은 살인적인 더위가 그 가장 큰 이유란다. 8개의 경기장 중 5개는 도하시내에 나머지 3개는 외곽 지역에 건설된다. 어지간해서는 평일 낮 길거리에서 카타르 사람을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 뭐 그래도 에어컨 시설이 잘 돼있는 대형 쇼핑몰로 가면 꽤 활기가 넘친다.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카타르

카타르의 수도인 도하는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카타르에서 가장 큰 항구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로우리나라의 제주도 정도로 보면 된다. 국토의 넓이는 우리나라의 경기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곳이지만 이슬람 권의 강력한 왕권국가로 천연가스와 원유매장량을 자랑하는 자원 부국이자 경제부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카타르의 과거는 매우 초라했다. 페르시아만의 진주를 잡아서 근근이 살았지만 1930년대 일본이 양식 진주에 성공하면서 카타르의 진주 시장은 사행 길을 걷게 되었다. 한때 바레인의 한 기업이 카타르에 원유가 있는지 조사를 나왔지만 엉뚱한 곳을 파는 바람에 카타르에는 없다는 결과를 냈는데 이후에 영국기업이 다시 재조사해서 원유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1차,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원유를 판매하지 못하고 그 매장량 그대로 보존하게 돼 최근까지 원유로 부유한 나라로 급성장하게 되었다. 2006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이후 눈부시게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사실 원유는 향후 20년이면 고갈될 상태이기 때문에 원유로 부강한 나라라는 표현보다는 세계 매장량 4위의 천연가스로 부강한 나라라고 보는 게 맞다. 전체인구 280만 명 중에 순수 카타르인은 10%로 이들에게는 국가에서 1가구 1주택과 1억 5천만 원의 생활자금을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레저생활을 돕기 위해 사막투어에 적합한 최고급 크루저 또한 덤으로 분기별로 지급하고 있어 중동지역에서도 상당한 복지수준을 자랑한다.

 

이러한 혜택은 카타르 순수 혈통을 지키기 위한 국가의 노력이라고 한다. 10%의 순수 혈통 외에는 모두 외국인 노동자인 셈이다. 낯선 외지인의 눈에는 심각한 사회 불균형을 나을 것 같은 불안감을 걱정하지만 의외로 대부분 그런 차별을 생각하면서 살면 더 피곤하기에 일부러 내색하지 않고 일에만 충실하고 살고 있다. 최근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카타르가 한국에 100대의 LNG운반선 발주할 정도로 우리나라와 매우 친밀한 관계를 이어 나가고 있다.

핫한(?) 도하 시티 투어,

카타라 문화마을-올드마켓 ‘수크 와키프’
내가 도착한 날도 온도가 40도, 습도는 67%로 상당히 무더운 날씨였지만 이곳은 카타르니까 하는 스스로의 주문을 외면 의외로 견딜 만하다는 최면에 빠진다. 이른 아침부터 일정을 시작했다.오롯이 카타르에만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스톱오버로 하루 반나절만 머물 수 있는 것은 항상 아쉬움으로 남았다. 항상 선택하는 거지만 짧은 체류 탓에 <도하 시티 투어>와 현지인에게는 물론 외지인에게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랜드 사파리투어Inland Sea Safari>를 선택했다. <도하 시티 투어>는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카타르의 수도 도하의 핵심포인트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카타라 문화마을, 올드마켓 ‘수크 와키프’, 이슬람 예술 박물관에서부터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도하 신도시, 시티센터까지 최신 코치를 타고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처음 오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하겠다.

 

올드마켓 ‘수크 와키프

부국답게 투어 버스도 최고급 시설에 에어컨이 시원하게 터지는 버스를 타고 1940년대에 생긴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으로 가장 현지인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올드마켓 ‘수크 와키프’를 방문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가 올라가는 신도시와는 달리 중세시대부터 내려온 이슬람식의 흰색 건물들이 미로처럼 엮여 있고 전통의상인 차도르를 입은 여인들이 부지런히 쇼핑을 하는 모습이 내가 카타르에 와 있음을 다시 상기시켜 주는 듯하다. 특히 전통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사람 좋은 표정으로 순찰을 하는데 가끔 말을 타고 다니기도 한다고. 그 나라의 진면모를 보기 위해서는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전통 수공예품에서 아라비안 나이트에서나 봤음 직한 다양한 장식품, 식재료, 생활용품 등이 눈길을 끈다. 특히 샤프란 같은 매우 값진 향신료와 찻잎, 약초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골목골목마다 여유 있게 앉아서 시샤물 담배를 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해가 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노천카페에서도 식사를 하는 등 재래시장의 진가가 더욱 빛을 발한다고 한다. 다음 번에 방문한다면 꼭 밤에 방문해 노천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으리라.

다음 코스로 카타라 문화마을로 이동했다.

카타라 문화마을

카타르의 전통적인 문화마을로 우리의 민속촌과 같은 개념이지만 입구부터 건물 내부까지 매우 화려함을 자랑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마치 우리의 대형 봉화대처럼 생긴 두 개의 기다란 봉우리 같은 건물로 이는 비둘기들의 안식처란다. 비둘기의 출입문인 수백 개의 작은 구멍들 사이로 나무 막대들이 돌출돼 있어 비둘기들이 편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 왜 이토록 비둘기를 위해 신경을 쓰는 것일까? 그 이유는 예전부터 비둘기의 배설물이 농사의 거름이나 염료의 원료로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여기에 전서구라고 마을간 통신 수단으로도 이용이 됐다고. 여기에 카타르 사람들의 보양식으로도 사랑을 받았다고 하니 비둘기에 갖는 사랑이 이해가 간다. 조금 더 걸어가니 웅장한 블루모스크가 위용을 드러낸다. 화려한 타일로 장식된 외벽과 고풍스러운 실내인테리어 그리고 따사로운 햇살을 그대로 받아들여 모스크 전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다양한 창문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타르가 이슬람국가이긴 하지만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한다.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믿고 기독교, 불교, 카톨릭도 있다고. 대부분 수니파로 종교분쟁이 없으며 이 블루 모스크에서는 남자들만 기도할 수 있다. 하루에 5번씩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알람이 울려 퍼진다.

 

황금 미나레트를 지나 광장으로 들어서면 눈이 멀 듯한 투명한 대리석 바닥이 넓게 깔려 있고 바로 앞에 페르시아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엄청난 무더위와 지표면에서 복사되는 열이 합쳐져서 매우 덥다가 아니라 뜨겁다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해가 지고 오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총총 걸음으로 빠져와 매 병원으로 향했다.

인공 섬 ‘더 펄The Pearl’

세계 최고의 부국인 카타르의 도화에서 가장 아름답고 호화로운 곳이 아닐까 한다. 제대로 보려면 헬리콥터를 타고 공중에서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냥 섬을 걸어도 그 매력은 충분히 느끼고도 남는다. 마치 SF영화에서 봤음 직한 스페이스 셔틀 같은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둥근 원의 구조는 그 자체가 명품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다 위에서 넘실거리는 파도와 함께 요팅을 즐기는 수많은 고급 요트의 주인들이 바로 이 더 펄의 주인공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명품들은 이곳에 다 몰려 있고 세상 맛있는 식도락도 이 곳 레스토랑에 다 몰려 있다. 더 펄을 걷다가 이곳의 땅 값을 들을 수 있었는데 정말 의외였다. 50평을 무려 3억 원이면 살수 있다고 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서울의 집값에 비하면 정말 너무 저렴하다. 이런 탓에 일부 해외주재원들이 집을 구매한 후 현지인들에게 세를 주며 재테크를 한다고. 또 어떤 외국인은 6,000만 원짜리 스튜디오를 구입해 매달 200만 원의 세를 받고 있다고 한다. 카타르도 은행이자가 거의 없어서 은행보다는 부동산 재테크가 더 이익이라니… 또한 곳곳에 휴대폰 충전하는 부스가 있는데 아이폰을 충전시키고 근처를 둘러보고 와도 그대로 있을 정도로 범죄가 거의 없다고 한다. 외지인들의 경우 범죄를 저지르면 바로 추방당하기 때문에 푼돈 때문에 포기해야 할 혜택들이 더 큰 관계로 대부분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더 자세한 내용-2020년 6월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