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Trip to Singapore

싱가포르 여행의 진짜배기

싱가포르의 저력을 단번에 느끼려면 도시보다는 자연으로 눈을 돌리는 게 좋다. 모래사장뿐이던 무인도에 도시를 세운 것도 놀랍지만 마천루를 뼈대 삼아 숲을 만들고 해안을 조성한 건 정말 대단해 보일 정도다. 실제로 싱가포르 도심은 건물 반 나무 반이라고 할 정도로 녹지율이 높고,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보호구역으로 들어가면 잘 관리되고 있는 습지와 숲, 호수를 만날 수 있다. 위성사진에서 보면 화려하게 조성된 도심과 함께 도시의 절반이 녹지일 정도로 자연 보전이 잘 되어 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엄청난 숲에 놀라는 사람도 많다.
에디팅 편집부 글과 사진 이두용 트래블 인플루언서

싱가포르의 허파, 센토사

이런 매력의 정점은 역시 센토사섬에 있다. 이곳은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관광과 휴양을 위한 청정자연 섬이다. 센토사섬에 가면 싱가포르가 지향하는 자연주의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달려가는 길, 육지와 이어진 섬을 건너는가 싶더니 대규모 놀이공원이라도 온 듯 웅장하고 화려한 입구가 나타났다. 역시 주변은 풀과 나무다.

센토사는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함’을 뜻한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활기차고 신나는 곳에 싱가포르 정부가 지향하는 자연 도시의 의미를 잘 담아 놓았다. 동서 4km, 남북, 1.6km 아담한 섬이지만 이곳은 새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진 센트럴 비치와 바다를 옮겨다 놓은 동양 최대의 해양 수족관 SEA 아쿠아리움, 아시아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한 아시안 빌리지, 싱가포르 역사박물관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은 센트럴 비치인 실로소(Siloso Beach)다. 인공으로 조성된 이 해변은 바다를 품은 모래사장이 원래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해변에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과 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사람이 많다. 다만 싱가포르가 무역항으로 유명한 곳이라 드나드는 배가 많아 물이 깨끗하지는 않다. 

#센토사 전망대

인근엔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광장과 다양한 시설의 야외 풀이 마련돼 있다. 마침 얼굴에 화려한 컬러로 칠을 하고 달리는 행사인 ‘컬러 런(Color Run)’이 열리고 있었다. 녹음이 우거진 섬에서 즐겁게 달리는 사람들의 표정이 자연주의 도시국가 싱가포르 국민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해변을 지나 센토사 전망대에 오르면 ‘우와!’하고 탄성을 쏟아낸다. 사람이 걷는 곳을 제외한 모든 곳이 숲이다. 도시에 자연을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니라 숲이 있고 곳곳에 조심스레 건물을 세우고 길을 낸 것 같았다. 그냥 나무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대단하다. 

#‘SEA 아쿠아리움’

센토사섬에 와서 실로소 비치와 숲만 보고 돌아선다면 아쉽다. 이곳에는 더위를 피해 바닷속 탐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시설인 ‘SEA 아쿠아리움’이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의 유명 아쿠아리움을 다녀봤지만 압도되는 시설과 다양한 볼거리는 여느 곳과 확연히 달랐다. 이곳에선 역사적 인물 이야기를 중심으로 바다의 탐험을 시작하는데, 바로 중국 명나라 시대의 탐험가 ‘정화(鄭和)’다. 윈난성 출신의 이슬람교도로, 영락제 때 중용돼 1405년부터 1433년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대원정을 감행했다. 그는 중국에서 출발해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인도 남해안과 서남아시아의 여러 지역에 원정했다. 당시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해양체험박물관에 들어서면 25년간 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 해협,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항해한 정화의 함선이 실물 크기의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다. 정화를 통해 동남아시아 해양 역사를 접한 관람객은 옛사람이 해양 실크로드를 통해 수집했던 예술품과 악기, 옷감과 보석을 보게 된다. 이야기가 끝나면 비로소 초대형 아쿠아리움을 통해 바닷속 세상으로 들어간다. 거대한 크기의 상어부터 희귀 물고기까지 바다 생명 800여 종이 살고 있다. 개체 수가 10만을 넘는다. 아쿠아리움의 중앙에는 가로 36ｍ, 세로 8.3ｍ의 대형 유리 패널을 통해 해양 생태를 볼 수 있는 ‘오션 갤러리’가 있다. 1천800만ℓ 수중에서 헤엄치는 레오파드 상어와 가오리, 망치상어, 골리앗 그루퍼가 인상적이다. 별미인 수중 터널은 마치 걸어서 해저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도 든다.

#유니버설스튜디오

센토사섬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마파크로 유명한 영화 속 세트로 들어가 주인공을 만나고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 최대 관광지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이긴 하지만 미국과 오사카에 있는 동일 시설보다는 규모가 작고 이곳만의 특별한 점은 없다. 

<더 자세한 내용-2020년 7월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