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QABA

유일한 해변 휴양지, 홍해 아카바

마지막으로 떠나볼 곳은 요르단의 최남단, 국가의 유일한 해상 통로이자 특별경제자유구역인 아카바다. 홍해(紅海)에선 북서부 시나이반도와 아라비아 사이의 만으로 중요한 해상 무역로이기도 하다. 지역적 특성으로 1965년부터 국제공항과 호텔이 집중 건설되면서 유럽인이 즐겨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글과 사진 이두용 트래블 인플루언서

 

고급호텔과 리조트가 언덕에서부터 바다까지 길게 이어진 것이 인상적이다

 

홍해는 굉장히 길쭉한 형태를 띠고 있다. 길이 약 2,300km. 남부 너비 약 360km. 북부 너비 약 200km. 면적 약 44만㎢로 인도양과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지중해와는 수에즈 운하로 이어진다. 바닷속에 있는 해조 때문에 물빛이 붉은빛을 띠는 일이 있음으로 ‘홍해’라고 불린다. 동아프리카 대지구대(大地溝帶)의 일부이며 두 개의 대단층으로 이루어진 요지에 물이 괴어 형성되었다. 이중 요르단이 속한 부분은 사실 북쪽 끄트머리에서 갈라져 나간 줄기의 일부로 협소하다. 하지만 지리적 중요성 때문에 요르단에서는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에 속한다.

 

물빛이 투명한 홍해에서 수영과 스쿠버다이빙, 일광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알고 보면 아카바는 최초 사우디아라비아의 땅이었다. 국토의 한 부분도 바다와 접한 곳이 없던 요르단은 1965년 사막 지역 6,000㎢를 사우디아라비아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12km의 해안선을 얻었다. 이후 그 땅에서 석유가 발견돼 사우디엔 큰 수혜를 입혔다. 하지만 요르단에서 아카바를 통해 얻는 이득은 유한한 석유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바닷길을 확보해 교역의 통로를 열었고, 관광지와 경제 지역 개발로 특수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아카바는 요르단에서 유일한 면세도시로 지역 전체에서 세금을 제하고 있다. 요르단에 머물거나 장기간 여행하다 보면 이곳의 경제 상황 대비 높은 물가에 놀라고, 제품과 서비스에 붙는 세금에 놀란다. 그러다가 아카바에 방문하면 면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어서 좋다. 암만에 사는 외국인의 경우 노트북이나 TV 같은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려고 아카바를 찾는 일도 있다. 

 

아랍의 정서와는 다르게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즐기는 관광객도 많다

 

아카바는 물빛이 투명한 홍해에서 수영과 스쿠버다이빙, 일광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특히 스쿠버다이빙으론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소로 통할만큼 잘 알려져 있다. 홍해 전역이 30m 정도의 깊이는 유리알처럼 보인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도 연안에서 많은 다이버가 물속 여행을 즐긴다. 아카바가 특별한 건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물속 풍경 때문이기도 한데, 바로 탱크와 장갑차, 헬기 등이다. ‘물속에 웬 탱크?’라고 할 수도 있는데, 과거 요르단 국왕이 더 이상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물속에 탱크를 입수했고, 이후 전 세계의 다이버들이 이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중동의 대표 양식으로 지어진 몰과 레스토랑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탱크 한 대로 시작한 물속 구경 퍼레이드는 작년에 들어서 정점을 찍었다. 아카바 경제특별구역 행정청(ASEZA)이 탱크가 가라앉아 있던 지역을 수중 박물관이라고 칭하고 여러 대의 탱크와 함께 장갑 병력 수송차, 구급차, 헬기 등 총 19대를 잠수시켰다고 한다. 이 장비들은 위해 물질을 제거하고 해양 생태계에 어울릴 수 있도록 처리한 뒤 최대 28m 수중으로 입수했다고 한다. 과거 방송 촬영으로 왔을 때, 8m 깊이에 있던 탱크를 보기 위해 물속에 들어갔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더 자세한 내용-2020년 10월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