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과 같은 높은 산자락으로 인해 그늘이 많이 지는 설피밭은 눈이 한 번 내리면 쉽게 녹지 않아 그 이듬해 봄까지도 '눈밭'을 이룬다. 설피밭 초입에서부터트레킹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각사각, 뽀드득 눈이 밟히는 소리가 왠지 모르게 리드미컬하다 그 박자에 맞춰 춤이라도 춰야 할 것 같다. 음악도 없는데 절로 나는 흥은 기대하지 못했던 손님을 만난 것과 같이반갑기만 하다. 그렇게 자연을 만끽하며 걷다보니 지치기는커녕 오히려 발을 뗄수록 힘이 더 솟아난다.
훈훈한 인정이 가득 '서래굴'
설피 트레킹의 끝, 그러니까 강선리의 제일 끝에는 서래굴이라 불리는 암자가 자리한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하는데 그 전에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안에 들어가서 조용히 청해도 괜찮다. 서래굴을 지키는 스님은 지나가는 나그네와 차 한 잔 놓고 마주앉아 담소를 나누는 여유쯤은 부릴 줄 아는 넉넉한 분이니, 대하는 태도에 예만 갖춘다면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이다.
트레킹 후, 시야를 살짝 돌려보자
인제라면 '인제 8공'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곳저곳 둘러볼 곳도 많다. 우선 근처의 방태산 휴양림과 방동약수를 빼놓을 수 없다. 잠시 자연휴양림을 방문해 설산 깊숙이 들어가 삼림욕을 즐겨 보자. 위장병이나 소화기계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며 방동 약수를 찾아보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하루 정도는 설악산 등반에 할애하는 것도 좋겠다.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내설악 예술촌을 찾아 목공예와 석공예가 발달한 인제의 장인들을 만나보자.
훈훈한 인정이 가득 '서래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