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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6년 02월호] 대륙분류 : [아시아] 국가분류 : [홍콩] 도시분류 : [홍콩]
기사제목
[EPISODE] 우리 모두가 민간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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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에게 한 나라의 이미지는 몇 가지 사실만을 바탕으로 참으로 빠르고 단순하게 기억되는 것 같다. 한 사람의 행동으로 그 나라에 대해 새롭게 판단했던 기억들을 떠올려 본다.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은 홍콩. 어린 시절, 홍콩 영화의 바람이 우리나라를 지나쳐가던 그 때 내게 홍콩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첫 해외여행지로 이곳을 택했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홍콩 땅에 발자국을 찍으며 열심히도 돌아다녔다. 그래서 내게 홍콩은 항상 친근하고 재미있는 곳이었는데, 얼마 전 만났던 택시 운전사와 호텔 벨보이로 인해 전체적인 이미지가 퇴색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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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오는데 벨보이가 택시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필요 없다고 했지만 그가 유난히도 권하기에 ‘그럼 그러라’고 했더니, 벨보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택시를 불렀다. 그러나 택시 기사는 내가 알아듣지도 못하는 광동어로 무언가를 설명하고, 짧은 영어로 몇 마디 하더니 정상 요금의 세 배나 되는 요금을 받았다. 그리고는 영수증도 안 주고 서둘러 사라졌다. 나중에 바가지를 썼다는 것을 알고 호텔에 컴플레인 레터를 보냈으나, 호텔 측의 형식적인 사과 답변을 받고 오히려 더 화가 났다. 이와 반대로 좋은 기억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만나 메이저 리그 이야기를 하며 한국인 선수들을 칭찬하셨던 애리조나 출신의 인상 좋은 아저씨, 어설프게 말을 걸어 길을 묻자 친절한 미소를 띠고 목적지까지 동행해 주었던 일본인 우체국 아저씨와 아줌마, 수다스러웠지만 재미있고 친절했던 타이베이 상점의 아저씨 등은 미국을, 일본을, 대만을 항상 좋게 기억하게 만든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그곳의 극히 작은 일부이므로, 그들을 보고 전체를 논한다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짧은 시간 만났던 그들은 짧은 시간을 여행한 내게는 전부였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일부 한국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만드는 ‘ugly korean’의 이미지가 단지 그것만을 보고 느꼈던 외국인들이 알고 있는 전체적인 한국인의 모습이듯 말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의 맛있는 음식과 배우 이병헌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회현역까지 함께 걸었던 일본 아가씨들이, 추운 바람을 맞으며 여의도 쌍둥이빌딩에서 국회의사당까지 함께 걸었던 베트남 아주머니가, 남대문 시장을 찾아가던 중국의 아저씨들이 언젠가 한국을 추억할 때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작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나였으면 좋겠다고 희망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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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_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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