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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구분
[2006년 11월호] 대륙분류 : [유럽] 국가분류 : [스웨덴] 도시분류 : [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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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4학년 때 유럽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다. 언제 또 유럽에 올 수 있을지 모른다는 설렘과 처음 해외로 나간다는 두려움을 함께 안고 내 여행은 시작되었다. 여행 초짜들이 흔히 맞닥뜨리는 '사건'은 나에게도 한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사건을 꼽으라면 인간이라면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것, 바로 '배설' 이라는 생리현상과 관련된 일이었다. 스웨덴의 작은 마을에서 출발하는 작은 통근열차에서 그 사건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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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기차 안이나 패스트푸드점 같은 장소는 공중화장실이 부족한 유럽에서 가장 요긴하게 쓰이는 장소다.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에, 기차에서 내린 다음에 화장실도 찾기 힘든 곳에서 배가 아픈 것에 비하면 차라리 감사하게 생각하며 화장실을 찾았다. 화장실에 사람이 있음을 표시하는 등은 빨간불. 즉, 사람이 안에 있다는 뜻이다. 난간을 움켜쥐고, 온 힘을 다해 터져 나오는 그 무엇을 참아내기를 수 분, 간절한 소망을 담고 다시 등을 쳐다보니 녹색불로 바뀐다. 예에쓰! 급하게 달려가서 문 앞에 섰는데 이상하게 다시 빨간불이다.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들어간 사람이 없을텐데' 하는 찰나, 다시 녹색불이 들어오면서 화장실 문이 열렸다. 그런데 그 안에 펼쳐진 광경은 '녹색불' 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
| 화장실 안에는 어떤 남자가, 바지를 내린 채 쪼그리고 앉아 나를 향해서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던 것. 이건 대체 무슨 '시츄에이션' 이란 말인가... 잠시후 문이 다시 닫히고 그 남자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나왔다. 나 역시 민망한 마음에 아무 말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변기에 앉아 한시름 놓은 다음 설펴보니 출입구와의 거리가 상당하다. 이 화장실은 출입구 들어올 때 버튼을 눌러서 문을 잠가야 하는데 이 장치가 고장이 났는지 내가 변기에 앉아있는동안 빨간불과 녹색불이 바뀐다. 그제서야 그 남자의 행동이 이해가되기 시작했다. 그 남자는 볼일을 보는 중에 갑자기 문이 열리니까 당황해서 바지를 내린 채 엉거주춤 출입구쪽으로 와서 닫힘 버튼을 누르기 위해 손가락을 뻗은 상황이었던 거다. 바로 그때, 내가 들어오면서 그 '쇼'를 보고 말았던 것이고. |
| 그 상황을 이해하고 보니 이젠 남의 일이 아니다. 미처 볼일을 보지도 못한 채, 문을 열고 나가니 아까의 그 남자가 아직 문 앞에 서있다. 여기서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아임 쏘리' 한마디와 함께 그의 곁은 지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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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영_경기 수원시 팔달구 우만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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