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COVER
어느 보통날을 주제로 하는 타이베이 취재에서 만난 청년 제레미.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커피를 마시는 아주 보통의 풍경을 찾던 중, 대학가의 한 카페에 앉아 있는 그를 보는 순간 ‘바로 이 남자야(?)’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리고 결국 그를 뚜르드몽드 9월호의 얼굴로 선택했다. 마른 몸에 길게 뻗는 다리, 하얀 얼굴에 수줍게 퍼지는 미소, 더불어 센스있는 패션감각과 헤어스타일까지. 과연 푸젠 가톨릭대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는 디자인학도다웠다. 물론 멋지다는 사심 가득한 이유만으로 그를 선택한 건 아니다. 친구와 함께 블로그에서 괜찮은 카페를 보고 멀리서 일부러 찾아왔다는 것까지도 타이베이 사람들의 지극히 평범한 어느 보통날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평범하지만 또 그 안의 특별함이 묻어나는 타이베이의 이야기들이 제레미를 통해 더 행복하게 전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 함희선기자 사진 강건호

(1P)
040 COVER STORY TAIPEI
타이베이의 어느 보통날
Walk into the Everyday Taipei
뜨거운 여름의 끝자락에 놓인 타이베이에 다녀왔습니다. 아마 대만사람들에게 여행기를 들려주면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날들을 보내고 왔거든요. 하지만 여행자 신분인 이 외국인에게는 어느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아침은 공원에서 사람들 틈에 끼어 어설픈 태극권 연마로 시작을 하고, 밤은 야시장에서 몸매는 생각 않는 폭풍 같은 식탐으로 마무리했지요. 언제든 만날 수 있는 타이베이의 어느 보통날을 가득 담아왔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한 타이베이의 은근한 매력을 여러분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042 TAIPEI l Morning Life
早晨 in Taipei
타이베이, 그들의 초록빛 아침
새벽 6시를 갓 넘긴 타이베이의 시내는 고요하고 한산했다. 뜨거운 햇살이 놀라웠으나 타이베이 사람들은 뽀송뽀송한 얼굴로 저마다의 하루를 시작했다. 어떤 이는 공원에서의 맨손체조로, 다른 이는 시장에서 아침 찬거리를 고르며, 또 다른 이는 학교와 직장으로 이른 발걸음을 옮기면서. 단 며칠간의 경험으로 모든 걸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타이베이에서 눈을 떴던 아침은 차분했고, 소박했고, 그리고 건강했다.
000 TAIPEI l Day Life
白天 in Taipei
한낮의 태양을 피하는 법
타이베이의 여름은 뜨거웠다. 얼굴은 벌게지고 땀은 등줄기를 타고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그때 신기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도로위의 차들이 정지선보다 한참 뒤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사람들은 횡단보도 대신 2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서 줄을 맞춰 길을 건너는 것. 그건 바로 육교 아래 생긴 그림자 때문이었다. 그들만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인 셈. 도시를 걷고,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교외로 나가 자연을 탐닉하는 한낮의 타이베이 이야기다.

000 TAIPEI l Night Life
黑夜 in Taipei
밤이면 새롭게 피어나는 도시
더운 나라가 늘 그렇듯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자 타이베이는 분주해졌다. 온도는 내려가고 바람은 선선해졌지만 거리는 오히려 뜨거워졌다. 도로를 꽉 메운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네온사인의 불빛을 만나 낮보다 더 환한 밤을 만들고, 얌전했던 거리는 단장을 하고 손님 맞을 준비를 시작했다. 맛깔 난 음식들에 침이 꿀떡꿀떡 넘어가는 야시장과 조명 받은 포스터가 하늘을 가린 영화관에서 이 밤이 조금 더 길기를 꿈꾸었다. 

(2P)
TRAVEL
JAPAN l GERMANY l SPAIN l BAYERN

082 JAPAN
なんくるないさ
필름 속에서 음악이 흐르다
‘오키나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눈물이 주룩주룩>. 물론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나 <편지> 등도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 두 영화가 오키나와라는 지역에 ‘일탈을 위한 장소’와 ‘벗어나고 싶은 곳’이라는 상징을 부여해 머무는 곳으로만 한정시키는 반면, <눈물이 주룩주룩>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키나와가 배경이 되어 스토리를 이어가는 자양분이자 감상에 빠져들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즉, 이 영화는 오키나와 그 자체인 것이다.

092 GERMANY

The Romantic Road of Germany
독일의 매혹적인 로맨틱가도
로맨틱가도는 공식적으로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서 100km 떨어진 뷔르츠부르그Wűrzburg에서 시작되어 ‘백조의 성’으로 유명한 노이슈반스타인성Neuschwanstein Schloss이 있는 퓌센Fűssen까지의 350km 왕복 2차선 길을 말한다. 안내서에 이름이 언급된 조금 큰 마을만 28개가 있고 그냥 지나치고 말아야 하는 작은 마을까지 치면 100여 개가 넘는 마을들이 있다. 그 작은 마을들은 하나도 예사로운 곳이 없었으니 아무리 짧게 잡아도 로맨틱가도 전구간을 다녀 보려면 일주일은 잡아야 겨우 주요 마을들을 조금 살펴 볼 정도겠다.

100 SPAIN

The historic city of a romantic, Toledo
낭만의 고도, 톨레도
그 자태는 막 샤워를 끝내고 나온 여인이 온몸을 타월로 휘두른 것 같다고나 할까. 여성의 체형과는 전혀 관계없는 형태였으나 알 수 없는 신비감이 보는 이를 매료시킨 탓이리라. 게다가 처음에는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았는데 오르면 오를수록 높다는 생각이 들고 꼬불꼬불한 길들과 좁은 길들을 지나다 보면 현대인지 과거인지 구분이 안 갈 지경이다.

118 BAYERN
Passion Play in Every 10years
십 년에 한번 돌아오는 아주 귀한 날

독일을 알고 나서, 그리고 다시 뮌헨을 주도로 하는 바이에른주를 여행하면서 알게 된 새로운 축제의 세계. 어떤 축제보다도 나를 놀라게 한 건 세계 3대축제인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도 아니고, 유럽최대의 축제 위버제 레게 페스티벌도 아니었다.


(3P~4P)
LIFE+
PPEOPLE INTERVIEW 1NGHRT2DAYS GOURMET HOTEL READER’S ESSAY

036 PEOPLE
Never Ending Freedom
손 미나, 당신은 자유다
한 방송사의 잘나가던 간판 아나운서가 불현듯 일을 그만두고 스페인으로 떠났을 때, 사실 방황 좀 하다가 다시 돌아올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드디어 내일을 찾았다는 듯 세계 이곳 저곳에 머물며 ‘에세이’를 쏟아내더니 이번에는 파리를 배경으로 만든 ‘소설’을 들고 나타났다. 그녀의 방황은 네버엔딩 자유로 비상한 것일까?

080 INTERVIEW
Aston Hotels & Resorts Shari Chang
그녀가 하와이에서 온 이유
애스톤 호텔즈 앤 리조트에서 마케팅과 매출을 총괄하는 수석부사장 쉐리 챙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레스토랑 페닌슐라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하와이의 바다가 떠오르는 코발트색 투피스를 입은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반겨줬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를 맞아 꿉꿉했던 마음까지 보듬어주는 시원한 웃음이었다.

112 PEOPLE
Talks about Life, Love & Travel
김치군, 정상구를 만나다
우산이 뒤집힐 듯 강한 바람과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월요일 오후, 종로의 한 카페에 카메라 가방을 맨 키 큰 남자가 황급히 들어선다. 김치군이었다. 빗길을 뚫고 의정부에서 먼 길을 오느라 고생했을 법도 한데 환한 얼굴로 늦어서 죄송하다고 연거푸 사과한다. 약속시간은 1시, 시계바늘은 1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114 1Night 2Days
To Keep the Traditions
전통을 지킨다는 것, 안동 하회마을

몇 년 전, 유학시절 친하게 지냈던 일본 친구들이 서울을 방문했다. 지금 생각으로는 고궁이라도 둘러보게 했을 법한데 그런 기억은 없고 압구정 레스토랑에 간 기억만 남아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만약 그 친구들이 다시 한국에 온다면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려주기 위해 어디를 데려가면 좋을까? 이번 여행을 다녀오고 그 답을 알았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부시 대통령도 경탄을 마지 않았던 곳,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이자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한 안동이다.

122 Gourmet
Taste of Europe, Gastro Tong
가스트로 통 + 어느 비 오는 오후의 통의동 산책

이상하게 날씨가 안 좋을 때일수록 식욕이 돋는다. 비바람이 세차게 불던 어느 8월의 오후, 맛있다는 소문이 솔솔 들려오는 통의동의 한 유러피안 레스토랑을 찾았다. 신라호텔, 조선호텔, 하얏트 호텔, 릿츠 칼튼 호텔 등 특급 호텔 총주방장 30년 경력의 스위스 출신 쉐프 롤란드 히니와 그의 부인이자 10년 이상 경력의 와인 전문가인 김영심이 열정을 담아 새로 오픈 했다는 가스트로 통. 식상한 건 싫고 뭔가 새로우면서도 당신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원한다면? 묻고 따지지도 말고 따라오시라.

128 HOTEL
Grand Hyatt, Hong Kong
더할 나위 없는 지상 최고의 호텔과 항공의 만남
몸을 혹사시키며 떠나는 여행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가끔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조건에서 아무 신경 쓸 필요 없이 그저 편안히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리 좋은 호텔에 묵어도 불편한 항공기로 오가야 한다면, 아무리 좋은 항공기로 가도 호텔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 감동은 퇴색되기 마련. 편안한 럭셔리를 찾는 이들에게 꿈의 항공기 A380으로 떠나는 프리미엄 에어텔 ‘그랜드 하얏트 홍콩’을 추천한다.

130 READER’S ESSAY
Lijiang
쌍둥이네 리장 유랑기
지난 3월, 징검다리 휴일을 맞아 우리 가족의 첫 배낭여행이 시작되었다. 목적지는 중국 윈난성의 리장. 며칠 동안 모든 일상을 내려놓고 이리저리 헤매며 다닌 것이 ‘행방불명’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여행이었다.

FEATURE & CHOICE
022 Feature Music My Own Private Music #3 서른 즈음에, 김광석을 다시 듣다

024 Feature Tip 면세점 쇼핑 알뜰하게 하는 법 #2 시내•공항•기내 면세점

028 Feature Film 공허함 뒤에 오는 것들

029 Feature Book 조금은 다른, 오색(五色) 감성 여행 산문집

030 Feature Travel & Person 날 떠나게 하는 사람아

032 Choice Gift Set 조금은 특별한 한가위 선물세트
033 Choice Fashion Fall in Classical Watch
034 Choice Fashion Fall in Intelligent Glasses
035 Choice Item 로모 카메라가 담아낸 어머나 이 세상!
038 SECRET “여행잡지 기자는 휴가 때 뭘 할까?”


ETC
016 EDITOR'S NOTE
018 CONTRIBUTOR 이달에 도움주신 분들
020 READER’S Q&A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110 TOURDE DE NEWS
134 AMBROSIA 이달의 문화성찬
138 WAHT'S NEW NTO AIRLINES TRAVEL HOTEL FASHION JEWELRY LIVING
142 INDEX
144 QUIZ&GIFT 독자선물 당첨자
149 OMNIBUS